'대장동 일당' 가운데 한 명인 정민용 변호사가 2021년 4월 말 남욱 변호사 측으로부터 받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넨 1억 원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다녀간 뒤 사라졌다고 말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측근에게 1억 원이 담긴 쇼핑백을 받으면서 "이게 약"이라는 농담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그 돈을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넬 때 비슷한 농담을 했다고 증언했다.
정 변호사는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약을 가져왔다'고 농담하자 유 전 본부장이 '용이 형이 올 거야'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로) 찾아왔고, 유 전 본부장과 함께 고문실로 들어가는 걸 유리로 된 흡연실 안에서 봤다"며 "김 부원장이 다녀간 뒤 (1억 원이 담긴) 쇼핑백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김만배가 약속한 돈을 주지 않자 김 전 부원장이 남욱으로부터 돈을 받기 위해 시도했다고 보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정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과 수차례 통화를 하면서 '경선 자금 20억 원이 필요하다. 남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는 걸 들었다"면서 "이에 따라 당시 미국에 가 있던 남 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해 상황을 설명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남 변호사 등에게 네 차례에 걸쳐 총 8억47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돈이 지난해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후보 경선을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2014년 성남시장 선거 직전 김 전 부원장에게 1억 원을,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수천만 원을 각각 건넸다고 진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