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조합장 선거가 끝났지만 현행 선거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비후보자 등록도 없고, 선거운동이 제한돼 정책선거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현행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공직선거법에 비해 선거운동 범위를 좁게 규정하고 있다. 조합장 선거가 대부분 읍·면·동 단위에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대상을 후보자 본인으로 한정하고 예비후보자 등록 과정도 없다. 선거운동 방식도 제한이 많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합장 선거는 정책을 확인할 수 없는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과 함께 이미 얼굴이 알려진 현직 조합장이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15일 조합장 선거에서 유권자의 알권리를 제고하고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해 위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예비후보자 등록제도를 조합장 선거에도 도입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자가 정책발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단체 및 언론기관이 후보자를 초청해 대담·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다.
아울러 조합의 기부행위 때 명의 표시를 명확히 하도록 하고, 기부가 선거에 주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기부행위 제한기간도 확대했다. 후보자 전과기록 선거공보 게재를 의무화했고, 기소·판결에 관한 통지도 의무화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위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 의원은 선거운동에 예비후보자 본인 외에 예비후보자가 지정한 1명을 선거운동에 허용시키도록 조항을 신설하고,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이나 공약집, 선거사무소 설치 등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신 의원은 "조합장 선거는 금품선거를 지양하고 공명선거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로 시행됐지만 선거운동 제약 등으로 깜깜이 선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위탁선거를 종합적으로 보완해 정책선거를 활성화하고 부정선거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위탁선거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는 앞선 선거에 비해 불법행위가 줄었지만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위탁선거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