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 'K칩스법' 기재위 통과…30일 본회의 통과 전망

입력 2023-03-2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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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미래차 세액공제 확대…세수 감소 등 야당 지적도 나와

▲22일 오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영석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영석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와 수소, 미래차 등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K칩스법'이 22일 국회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30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른바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설비투자하는 기업의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세액공제율은 기존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확대된다. 가령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생산시설에 1조 원을 투자할 경우, 투자액의 15%인 150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올해 한시적으로 직전 3년간 연평균 투자금액을 초과해 투자할 경우, 추가공제율을 현행 4%에서 10%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게 된다.

아울러 올해 1년간 한시적으로 임시투자세액공제를 도입해 일반 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 투자에 따른 세액공제율도 확대됐다. 임시투자세액공제는 투자 업종이나 목적과 상관없이 기업 투자에 일정 수준의 추가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일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은 3%로 확대되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7%, 12%로 올라간다. 신성장·원천기술 세액공제율의 경우, 대기업은 6%, 중견기업은 10%, 중소기업은 18%로 3~6%포인트(p) 상향된다.

국가전략기술의 범위로는 반도체·이차전지·백신 및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수소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이동 수단이 명시됐다. 미래형 이동수단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을 포함한다. 민주당은 정부안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수소 등 탄소중립산업과 미래형 이동수단을 국가전략기술로 추가하자고 요구해왔다.

K칩스법은 이날 전체회의를 통과했지만, 세수 감소 등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당초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에 따른 내년 세수 감소액을 3조3000억 원으로 추산했지만, 미래차 등이 지원 대상에 포함되면서 세수가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법안 의결 전 진행된 토론에서 "대한민국에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세수 감소는 확실하지만 효과는 불확실한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정책을 지금 통과시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기획재정부로부터 한 번도 납득 가능한 설명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 지난해 장애인 권리예산이라는 이름으로 1조3000억 정도를 2023년 예산에 증액해달라고 했지만, 실제로 기재부가 반영했던 예산은 106억 원이었다"며 "왜 부자에게 돈을 주면 투자고, 빈자나 장애인에게 돈을 주면 복지라는 논리를 아직도 대한민국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얘기하고, 재정지출에 대해서는 규제를 하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 보면 세원을 삭감하는 정책들을 펴고 있는데 모순되는 측면들이 있다"면서도 "조세정의나 조세정책적 측면보다는 국가전략산업, 신성장 산업에 대한 육성지원정책이라는 측면에서 (K칩스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재벌들에 대한 세액공제가 너무 과도하다는 비판을 유념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앞으로 돈을 많이 벌었을 때는 초과 이득에 대해 횡재세를 도입한다든지 해서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돌보는 지원책도 정부가 나서서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가전략기술 범위에 항공우주 분야를 추가해야 한다는 여당 측의 지적도 있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신성장·원천기술 분야에 항공우주가 있는데 투자를 과감하게 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본다면, 항공우주의 분야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되는 범주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항공우주 분야에서 어떤 비행체나 이동체가 생길지 모르지만 이것 역시 미래형 이동수단이다. 항공우주 분야와 너무 칸막이를 짓지 말고 동일한 잣대에서 개발·증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기재위에 출석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내 설비투자 부진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국이 반 도체 등 첨단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오늘 기재위를 통과한 조특법 개정안은 반도체 등 국내 전략기술과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개인 투자용 국채에 대한 세제 지원을 도입하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이에 따라 2024년까지 개인 투자용 국채를 매입(연 1억 원·총 2억 원 한도)해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 발생하는 이자소득에는 14% 세율로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서민의 장기 저축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10년·20년 장기물로 발행되며, 만기 보유 시에는 기본이자의 약 30%에 달하는 가산금리도 적용해준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채 수요를 다변화하고 시장 변동성은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2024년까지 비우량 채권을 일정 비율 이상 편입하는 하이일드 펀드에 가입해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에 대해서도 가입 후 3년간 14%의 분리과세 혜택이 도입된다.

조특법에는 버스·지하철·기차 등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올해 1년 동안 40%에서 80%로 올려 적용하고,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를 당초 예정대로 올해부터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30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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