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Z세대, 신용이 불안하다…카드빚 역대급으로 급증

입력 2023-03-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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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작년 4분기 카드빚 5.9%↑
전 세대 중 가장 큰 증가폭
사회초년생 급여 적고, 인플레로 실질임금 줄어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식료품 가계 앞에서 한 남성이 장을 보고 걸어가고 있다. 뉴욕(미국)/신화뉴시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식료품 가계 앞에서 한 남성이 장을 보고 걸어가고 있다. 뉴욕(미국)/신화뉴시스
미국 ‘Z세대(1997년 이후 출생 세대)’ 청년층의 1인당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크레디트카르마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 Z세대의 1인당 평균 부채가 1만6283달러(약 2084만 원)로 같은 해 3~5월 대비 약 3.1%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증가 폭 기준으로는 전 세대 중 가장 크다.

카드빚도 마찬가지다. Z세대의 평균 신용카드 부채는 5.9% 증가한 2781달러로 집계됐다. 금액은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작았지만, 증가 폭이 전 세대 중 가장 컸다.

미국 Z세대는 부채 증가 속도가 기성세대를 앞지르고 있지만, 부채 상환 속도는 가장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세대 기준으로 봤을 때 Z세대가 유일하게 30일 이상 연체된 신용카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학자금대출, 의료 관련 대출, 자동차 리스·관련 대출 계정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Z세대의 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원인으로 인플레이션이 지목된다. 물가 오름세가 임금 상승률을 앞지르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비용 부담이 더 커졌고, 그만큼 신용카드나 부채 의존도가 점점 커지게 된 것이다. 특히 Z세대의 경우 사회 초년생인 경우가 많아 이들의 월 소득액은 다른 기성세대에 비해서 훨씬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치솟는 생활비를 감당할 여력이 다른 기성세대에 비해 크지 않아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미국 노동통계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뉴욕, 시카고 등 미국 10개 대도시 중 로스앤젤레스(LA)를 제외한 9개 도시에서 임금 상승률이 완화하면서 물가 상승률 밑으로 떨어졌다. 실질 임금은 줄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카드빚’ 증가가 Z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간한 ‘가계 부채와 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가계 신용카드 잔액은 전분기 대비 610억 달러 늘어난 9860억 달러로 집계됐다. 증가 폭으로는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이고, 잔액 기준으로는 2019년 4분기에 기록한 이전 사상 최대치(927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카드 잔액의 4% 가까이는 90일 이상 연체된 악성 연체인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거듭하면서 신용카드 이자율도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2월 기준으로 미국 신용카드 평균 이자율은 연 20%에 육박했다.

이자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부채 잔액이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신용점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Z세대의 경우 평균 신용점수는 653점으로 전체 세대 중 가장 낮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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