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NG 시대’는 끝났다…애플·MS, ‘양자독식’

입력 2023-03-23 16:21 수정 2023-03-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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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S&P500지수 비중 역대 최고
애플 주가, 올해 21%↑…MS는 14%↑
인플레·고금리 속 성장주 타격
시장, 믿을 만한 기술주 쏠림 현상 심화
“1978년 IBM·AT&T 이후 첫 양강 구도”

지난 10년간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한 거대 기술기업들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 거시 경제환경이 성장주에 악재로 작용한 여파다. 빅테크 5인방을 뜻하는 ‘FAANG(메타·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양자독식 구도가 뚜렷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애플과 MS가 뉴욕증시 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늘었다. 각각 7.11%와 6.14%로, 합치면 전체 S&P500 지수의 13.25%를 차지한다. 스트래티지스증권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1990년 처음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S&P다우존스인덱스의 수석 지수 분석가인 하워드 실버블랫은 “1978년 IBM과 AT&T 이후 벤치마크에서 두 주식의 합이 이렇게 높았던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양대 기업의 선전은 최근 빅테크 주가들의 희비가 극명히 갈리면서 더 주목을 끈다. FAANG은 지난 10년간 전성기를 누렸다. 기술주 붐을 타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이들 주가가 S&P500에서 차지한 비중은 2020년 8월 최고점 당시 25%에 달했다. 이후 비중이 21%로 낮아졌지만 지수 전체 흐름을 주도할 만큼 존재감은 여전히 강했다.

시장 분위기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변했다. 금리 인상이 경기 전망을 잿빛으로 만들자 성장주로 불똥이 튀었다. 기업들의 개별 사정까지 결합되면서 주가는 맥을 못 췄다. 메타는 경쟁과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넷플릭스는 구독자 감소와 콘텐츠 비용 문제가 성장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메타 주가는 64% 하락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아마존과 넷플릭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각각 50%, 52%, 39% 빠졌다.

애플도 27% 내렸지만 올 들어 21% 급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MS 역시 14% 뛰며 애플과 함께 S&P500을 이끌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금융시스템 불안까지 가중되면서 투자자들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결과다. ‘믿을 만한’ 기술주로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이다.

LVW어드바이저스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로리 반 두센은 투자자들에게 지수에 연동된 펀드만 매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종목을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닷컴 버블’ 당시 기술기업의 비중이 높았던 것이 시장 전반의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예전보다 지수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다”면서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에 베팅하는 것은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건 향후 몇 년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S&P500 지수는 이달 0.8% 하락하며 연초 상승분을 거의 모두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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