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 책임”…임종룡 우리금융 내정자 회장 선임 반대 목소리

입력 2023-03-24 11:02 수정 2023-03-2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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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우리금융 정기주주총회 앞두고
경실련ㆍ금융정의연대 “관치금융” 비판
국민연금, 전날 임 후보 회장 선임 찬성

▲24일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앞서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유하영 기자 haha@)
▲24일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앞서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유하영 기자 haha@)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를 앞두고 시민사회에서 임종룡 내정자의 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임 반대 목소리를 냈다.

2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전국사모펀드사기피해공대위가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가 사모펀드와 론스타 사태 등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임 내정자는 과거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추진하며 사모펀드 사태를 양산했고 론스타 사태를 은폐하고 ISDS 부실 대응 책임이 있다”며 “임 내정자가 회장으로 선임되면 사모펀드 사태 가해자와 피해구제를 협상ㆍ호소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데 이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사회에서 손태승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한 것은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자격이 없기 때문이었지, 임 내정자와 같은 ‘모피아’ 낙하산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또한 김 대표는 “임 내정자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한 대표적인 인물로, 낙하산 관치금융의 결정판”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금융위원장이던 2016년 11월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해 우리은행을 7개 과점주주(동양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IMM PE) 체제로 만들었다. 매각물량은 29.7%였다. 이후 2021년 말 예금보험공사가 남은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면서 공적자금 투입 23년만에 우리금융지주가 완전 민영화를 이뤘다.

관료 출신 인물이 우리금융 회장이 된다면 애초 ‘정부 소유 금융지주회사’라는 마이너스 요소에서 벗어난 민영화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어 김 대표는 “손태승 전 회장의 사퇴 이후 윤석열 정부는 갑자기 은행을 공공재라고 칭하며 자격 없는 인사를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앉히려 한다”며 “은행의 민영화에 찬성하던 정부가 이제 와서 공공재라는 이유를 드는 것은 낙하산을 위한 ‘관치’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연금의 임 회장 내정자 선임 안건 찬성 입장에 대해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손태승 회장 연임 안건에 내부통제 시스템 무시, 금융소비자 보호 미흡 등의 이유로 반대의결권을 던졌던 국민연금이 임 내정자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참여연대 측은 국민연금의 판단에 대해 “회사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 선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 원칙을 무시한 행태”라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대상으로 규탄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앞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임 내정자를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정찬형 사외이사 선임 건은 ‘감시의무 소홀’을 이유로, 지성배 사외이사 선임 건은 ‘이해관계 충돌 우려’를 이유로 각각 반대했다.

우리금융 측은 “사외이사 후보 선정 시 법률 검토를 통해 문제 없다는 판단을 마친 상황이라 (국민연금의 판단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임 내정자는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회장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정찬형, 윤수영, 지성배 사외이사 후보자들에 대한 선임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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