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픽’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이번엔 中 자본이 눈독?

입력 2023-03-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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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비트ㆍ고팍스, 해외 자본 인수…풍부한 유동성 배경
中 자본, 부정적 분위기 피해 한국 거래소 인수 움직임
비싼 원화마켓ㆍ복잡한 설립절차 피해 코인마켓 거래소 인수
원화마켓 열기 위해 자금세탁방지 능력 중요하게 볼 듯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한 해외 자본이 한국 가상자산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립토닷컴의 ‘오케이비트’ 인수에 이어,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 가 ‘고팍스’의 지분 과반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획득했다. 이번에는 가상자산 거래가 금지된 중국 자본의 한국 시장 유입이 가시권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자본, 특히 중국 자본 중심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바이낸스가 원화 거래소인 고팍스 인수를 진행함에 따라 중국 자본의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매물을 찾기 위해 100억 원 단위로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다”라며 “매각 가격이 높은 원화마켓 대신 중소형 코인마켓 거래소가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화 거래를 위해서는 그동안 규제 친화적으로 운영해 온 거래소를 선호할 것 같다”라며 “특히 AML(자금세탁방지) 능력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때문에 중국 자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를 통한 우회적인 사업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원화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는 예상보다 가격이 비싸고 국내에 거래소를 세우는 것은 시간과 제약이 많아 코인마켓 거래소를 인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고팍스 인수 가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1000억 원에서 150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고팍스는 높은 거래량이 발생하는 거래소는 아니지만, 원화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사업자 지위 획득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도 약 20개월로 짧지 않은 기간이다. 때문에 원화 거래소 인수나 설립보다는 기존 거래소 인수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인수 조건은 AML(자금세탁방지) 능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상자산사업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는 자금세탁방지 주 업무로 하기 때문이다. 향후 원화거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AML 능력이 밑바탕 돼야 한다.

현재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는 △플라이빗 △지닥 △BTX △프로비트 △포블게이트 △후오비코리아 △코어닥스 △플랫타익스체인지 △한빗코 △비블록 △비트레이드 △오케이비트 △빗크몬 △프라뱅 △코인엔코인 △보라비트 △캐셔레스트 △텐엔텐 △에이프로빗 △큐비트 △코인빗 등 21개 사다. 코인마켓 거래소 소유주 입장에서도 매각은 좋은 옵션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일부 사를 제외한 대부분은 생활고를 겪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유의미한 거래량을 확보한 거래소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자본 유입은 엑시트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해외 자본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도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지난해 크립토닷컴이 오케이비트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는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를 진행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거래량으로도 순위권에 들어 해외 자본이 눈독 들일만 한 유인이 크다. 이날 코인힐스에 따르면 국가 통화별 비트코인 거래량은 달러에 이어 원화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외국인은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할 수 없다. 때문에 원화 거래는 모두 국내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량 순위권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 유동성은 어느정도 증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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