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아이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일·육아 병행을 지원한다. 주택 자금, 양육비를 지원하고 의료비도 줄여준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열고 김영미 저출산위 부위원장으로부터 '저출산고령사회 과제 및 정책 추진 방향'을 보고받았다.
정부는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목표보다는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이라는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다. 5대 핵심 분야를 선정해 저출산 대응 정책의 범위도 재정립하기로 했다.
아울러 매년 수십조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형식적으로 이뤄지던 평가 관행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정책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문제를 수정·보완할 수 있는 평가·환류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부처별 정책이 망라된 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실효성과 관련도가 높은 핵심 정책을 중심으로 전환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정부의 저출산 정책 방향으로 △선택과 집중 △사각지대·격차 해소 △구조개혁과 인식 제고 △정책 추진 기반 강화 등 핵심 4대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책 수요와 정책 연관성·효과성·체감도 등을 고려해 △돌봄과 교육 △일·육아병행 △주거 △양육비용 △건강 등 5대 핵심 분야를 선정하고, 선택과 집중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아이돌보미서비스와 시간제 보육을 확대하고, 유보통합 시행과 더불어 저녁 8시까지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봐주는 '늘봄학교'를 전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부모 맞돌봄 문화 확산과 여성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선 일·육아 병행 지원 제도의 실질적 사용 여건을 조성하고, 부모 직접 돌봄이 가능하도록 육아기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육아휴직 등과 관련해선 근로감독 강화 및 제도 활용을 위한 여건조성에 주력하고, 일하는 부모가 경력단절 없이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근로시간 단축제도 개선방안도 검토한다.
주택 공급과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청년·신혼부부·양육 가구의 주거 지원도 확대한다. 신혼부부에게 공공분양 15만5000호, 공공임대 10만 호, 민간분양 17만5000호 등 2027년까지 총 43만 호를 공급하고, 구입·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을 완화해 주거비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공공주택 입주요건의 경우, 출산 자녀 1인당 10%포인트(p), 최대 20%p(2자녀)까지 소득·자산 요건을 완화한다.
정부는 만 0~1세 아동에게 부모급여를 지급하고, 현재 환급형 세액공제 형태로 운영 중인 자녀장려금(CTC)을 확대하는 등 양육비용 부담 경감에도 나선다. 아울러 지자체와 협의해 난임시술비 소득 기준 완화 등 지원을 늘리고, 난임휴가도 연 3일(1일 유급)에서 연 6일(2일 유급)로 확대하는 등 난임부부 지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생후 24개월 미만 입원 진료 시 본인부담률(5%)을 0%로 개선해 아동 의료비도 줄여줄 예정이다.
김영미 부위원장은 "이번 발표는 윤석열 정부 저출산 대응의 첫걸음"이라며 "향후 결혼을 앞둔 청년, 출산을 고민하는 분들, 자녀양육 가정 등 직접적인 정책의 당사자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실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해 상시적으로 실효성과 체감도가 높은 정책을 발굴해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기존 정책을 보완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회의는 7년여 만에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회의로,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위원들과, 정부위원인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해 저출산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는 분야별 핵심 추진 대책의 방향성 제시에 중점을 뒀으며, 분야별 세부 계획 및 추가 과제는 전문가와 국민 의견수렴을 토대로 구체화·고도화 작업을 거쳐 향후 위원회와 관계 부처 합동으로 수립해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