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주고 약 주는 ‘생성 AI’…“세계 GDP 7% 성장시키나 3억 개 일자리 타격”

입력 2023-03-28 15:59 수정 2023-03-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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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생성 AI, 미국 노동생산성 연 1.5%p 향상”
미국·유럽 직업 3분의 2 자동화 영향 노출
변호사·행정 직원 가장 큰 해고 위험

‘생성 인공지능(AI)’이 산업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업무 자동화로 3억 명에 달하는 정규직 근로자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생성 AI가 지닌 잠재력과 파괴력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챗GPT 같은 생성 AI로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업무량의 25%가 자동화될 수 있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했다.

보고서는 생성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노동생산성은 향후 10년간 매년 약 1.5%포인트(p)씩 오를 수 있다. 2022년까지 지난 10년간 연평균 1.3% 상승에 그친 데 비하면 극적인 도약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노동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향후 10년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7%가량, 금액 기준 7조 달러(약 9090조 원) 증가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기술 진보에는 그림자도 따른다. 생성 AI는 노동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 작성자인 조세프 브리그와 데베시 코드나디는 “주요국 노동시장에서 3억 명의 정규직 근로자가 자동화에 노출될 것”이라며 “변호사와 행정 직원이 해고될 위험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으로 폭을 좁히면 전체 직업 가운데 무려 3분의 2가 AI 자동화에 노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업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자동화된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확보된 시간으로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경우 노동력의 63%가 자동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30%가량은 물리적 혹은 야외 노동자로 생성 AI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지만, 그들의 업무 역시 다른 형태의 자동화에 취약할 수 있다. 미국 노동자의 약 7%는 AI로 완전히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 상황도 미국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생성 AI 여파가 선진국보다는 덜할 것으로 전망됐다. 육체 노동자 비중이 크기 때문인데, 5분의 1 정도의 작업이 AI로 수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의 생성 AI 영향력 전망은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지체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엄청난 일자리가 사라져버리는 과제를 남기기 때문이다.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1980년대 제조업 노동자들처럼 폐기 처분되는 운명에 놓일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다만 골드만삭스 분석은 다른 연구보다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가 지난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자리의 80%에서 생성 AI로 대체할 수 있는 업무는 최소 1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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