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 첫 테이프 끊었다…글로벌 빅테크, 분사 움직임 이어가나

입력 2023-03-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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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6개 사업 부문으로 분할
조직 개편으로 성장 박차 의도
중국서 텐센트·징둥닷컴 등 다음 후보로 거론
아마존·알파벳 등 美기업도 검토 가능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2019년 5월 15일 프랑스 파리 행사장에 참석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2019년 5월 15일 프랑스 파리 행사장에 참석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이 6개 사업 부문으로 쪼개진다. 부문별 자금조달과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중국 당국의 ‘핀셋’ 규제로 악화한 기업 경영을 추슬러 재기에 나선 것이다. 알리바바가 앞장서면서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기업 분할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타오바오 티몰 커머스, 로컬 서비스, 차이냐오 스마트 로지스틱스, 글로벌 디지털 커머스, 디지털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등 6개 그룹으로 분리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룹별로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를 두고, 외부 자금 조달과 IPO를 시도할 예정이다.

대니얼 장 알리바바 CEO는 “알리바바 24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거버넌스 재검토”라며 “시장은 최고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이번 조직 개편을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지난 수년간 알리바바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2020년 11월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당국 압박에 못 이겨 상장을 취소했다. 2021년 4월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26억 달러 벌금을 물기도 했다. 정부 단속과 경기둔화 여파로 알리바바 주가는 2020년 10월 고점 대비 대폭 하락해 시가총액 6000억 달러(약 781조 원) 증발했다.

사업 분할이 중국 규제 당국을 인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거대 기술기업들의 시장 지배를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시진핑은 공동부유를 기치로 내걸고 민간기업이 부를 독점하는 행위를 비판하며 기업 옥죄기에 나선 바 있다.

▲알리바바 ADR 주가. 28일(현지시간) 종가 98.4달러. 출처 마켓워치
▲알리바바 ADR 주가. 28일(현지시간) 종가 98.4달러. 출처 마켓워치
경영 ‘정상화’ 시도 소식이 나오면서 알리바바 주가는 이날 미국증시에서 14% 이상 뛰었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분할 가능성도 활발히 거론된다. GW&K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톰 마시는 “알리바바 움직임은 게임체인저”라며 “정부가 추진을 원하고, 주주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경우 다른 기업들도 같은 길을 걷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시 매니저는 “법인이 많은 텐센트가 가장 확실한 후보”라고 말했다. 기대감이 커지면서 텐센트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8% 뛰었다. 운송 부문 상장을 검토 중인 온라인 소매업체 징둥닷컴과 다양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바이두도 분할 기대에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아마존과 메타, 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프라이버시, 반독점 우려를 상쇄하는 차원에서 분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짐 오스만 엣지컨설팅그룹 창업자는 “아마존이 클라우드와 구독 서비스를 분할할 경우 주식 가치가 현재보다 70%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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