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SH 사장 "LH, 정책·가격·품질경쟁 하자"

입력 2023-03-3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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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자곡동 해찬솔 근린공원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제공=SH공사)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자곡동 해찬솔 근린공원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제공=SH공사)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공개 저격하면서 주택정책 대결을 하자고 제안했다. 분양 원가와 사업 결과 등의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30일 김 사장은 서울 강남구 자곡동 해찬솔 근린공원에서 진행된 기자설명회에서 "LH는 서울 집값 안정에 기여하지 못했는데도 태릉골프장, 양원지구 등의 사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분양원가 등을 공개하고 주택정책, 품질, 가격을 두고 경쟁해보자"고 말했다.

SH공사가 2009년부터 50%로 상향된 공공개발사업의 임대주택 의무 비율에 따라 많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 서울시 주거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데 서울시 내 사업을 LH가 독점하다시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LH의 분양전환임대주택이 '가짜 임대'란 비판도 했다. 5년 또는 10년 임대 이후 일반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라 주거 안정에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택지를 매각해 돈을 버는 땅장사에만 집중했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사장은 "SH공사가 일을 더 잘하니 국토부가 우리 공사에 일을 많이 주길 바란다"며 "특히 서울 공사는 우리에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낮은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는 게 목표인 SH공사가 재산세를 내는 게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했다. 김 사장은 "SH공사는 부동산 투기회사가 아닌 데 재산세를 내는 것은 제도적 미비점"이라며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업 타당성 분석과 지방공기업 회계기준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건의할 것이란 계획도 내놨다. 현행 사업 타당성 분석 기준과 지방공기업 회계기준이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공정가격을 인정하지 않아 공사가 공공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제약된다는 점에서다.

주택사업을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중심으로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분양가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SH공사의 자산가치를 높여 더 많은 사업을 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날 SH공사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세곡2지구를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공급했을 경우 개발이익은 현재 2조6000억 원가량에서 4조3718억 원으로 확대된다. 현재 150%인 용적률을 300%로 높인다고 가정하면 개발이익이 4조4540억 원까지 뛴다.

김 사장은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서울 신축의 용적률을 300~500%로 올려야 한다"며 "그러면 더 많은 이익이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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