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은행위기 뒷수습 ‘30조원’ 청구서, 부담은 대형은행?

입력 2023-03-3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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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전액 보증에 따른 손실 230억 달러
FDIC, 대형은행에 특별 수수료 부과 방침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와 미국 성조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와 미국 성조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사태가 큰 고비를 넘긴 가운데 사태 해결에 중심에 있던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막대한 청구서를 받아들게 되자 대형은행에 이 비용을 부담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DIC는 5월 업계에 대한 특별 평가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가 방법이나 규모, 정확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FDIC가 230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하는 사태 수습 비용을 떠안게 되자 미국 대형은행에 특별 수수료를 부과하는 형태로 부담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FDIC는 기금에 타격을 입게 되면 특별 평가를 통해 은행들에 특별 수수료를 거둬 기금 손실분을 채울 수 있다. 수수료율 설정 방법 등 구체적인 사항은 조정할 수 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으로 인한 수습비용 분담은 워싱턴 정가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FDIC가 예금 보장 한도인 25만 달러를 넘는 모든 예금을 보장해주겠다고 선언하면서 1280억 달러에 달하는 FDIC 기금이 막대한 손실 위기에 처하게 됐다. 앞서 FDIC는 SVB와 시그니처 파산 수습 비용으로 225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소규모 은행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은행에 비용 부담을 지우는 것이 FDIC가 정치적으로 가장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치권에서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과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상대로 비용 부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두고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FDIC가 대형은행들에 손을 내미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FDIC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에도 특별평가를 통한 55억 달러의 기금 조달을 위해 JP모건으로부터 그해 2분기 6억7500만 달러의 수수료를 추가로 거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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