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 못 잡는 증시…시장 관심은 1분기 ‘어닝 시즌’으로

입력 2023-04-02 09:58 수정 2023-04-0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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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코스피 전망 ‘2250~2600포인트’
삼성전자 1분기 어닝시즌 개막…코스피 영업이익 전월비 4% 하향
일각선 2분기 턴어라운드 전망…연준 긴축 사이클 종료 기대도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코스피가 답답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2분기에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촉발한 전 세계 금융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이달부터 발표되는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도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4월 증시는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이 공존하면서 1분기 실적과 금융시장 안정 여부를 평가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잦아들지 않는 은행위기, 벚꽃랠리 제동 거나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한 4월 코스피 예상 밴드(범위)는 2250~2600포인트 수준이다. 교보증권·신한투자증권은 2250~2550포인트를 KB증권은 2360~2600포인트를 제시했다.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는 은행권 위기가 꼽힌다. 최근 시장의 불안 심리는 다소 진정된 모습이지만, 비슷한 위기가 계속해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과 은행 위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 기조를 전환할 것이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소형은행 파산 이슈가 봉합된다면 불확실성 제거, 호의적 유동성 환경이 결합돼 벚꽃 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금융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실적 악화, 경기 침체 시그널(신호)은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분위기로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1분기 실적 시즌

오는 7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개막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톱다운 관점에서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어닝 시즌이 개막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을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34조7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4% 하향 조정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은행 △자동차 △상사 △에너지 △운송에서 영업이익이 발생한 반면, △유틸리티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은 이익이 감소했다.

이익 하향세를 이끌고 있는 건 반도체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위축에 따른 업황 부진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반도체 수출액은 8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 감소하며 8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반도체 겨울’은 기업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9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4분기 1조70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SK하이닉스도 적자 폭이 커지며 3조5092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업 실적 둔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2분기 중 이익 하향세가 멈출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에 4개월 선행하는 주요국(미국, 중국, 독일)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10월을 저점으로 낙폭을 축소하고 있다”며 “2분기 한국 수출 증가율 하락세가 둔화하고,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전환하면 수출도 뒤를 이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바닥 통과·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반도체 주목”

전문가들은 긴축 사이클의 종료와 이익 바닥 통과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4조7028억 원어치, SK하이닉스를 3018억 원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시즌을 보내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를 고려해볼 만하다”며 “낮아진 실적 기대치, 2018년 수준으로 회귀한 시가총액 비중, 감산 기대 지속 등 업사이드(상향) 재료가 상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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