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추념식날에 김기현 "이승만, 정당한 평가해야"

입력 2023-04-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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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최고위원 "이승만 공 폄훼하고 과만 부각하는 교과서 바로잡아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제주 4·3 75주년을 맞은 3일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잘 아시는 것처럼 항일 운동 최일선에 앞장섰던 분"이라며 "이런 분에 대해서 정당한 평가를 해야 된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라고 밝혔다. 이승만 정부 시절 발생한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인 '제주 4·3사건' 추념식이 있는 날에 집권 여당의 대표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우리 대한민국 땅에 어쩌면 수립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장 경제 정착을 통해 대한민국을 잘 살수 있게 만든 근본 체제는 이 전 대통령부터 시작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태영호 최고위원이 이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나왔다. 태 최고위원은 "역사적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은 폄훼하고 과만 부각하는 편파적 역사 교과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최근 나온 초·중·고교 대부분의 교과서는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은 거의 기술하지 않았으며, 남북 분단과 동족상쟁의 책임이 소련과 김일성이 아니라, 미국, 이승만 대통령에게 있는 것처럼 작성했다"며 "지금이라도 역사 교과서를 재검정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태 최고위원의 발언은)4·3 사건과 직접 관계있다기보다도 전체적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그동안 매우 미흡했다는 인식이 있다는 말씀"이라며 "저는 그 인식에 상당 공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4.3 사건은 남로당의 무장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남로당과 아무런 관계가 없던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를 낸 현대사의 비극"이라며 "지금은 남북 분단, 좌우 이념 무력 충돌 과정에서 억울한 희생을 당한 분들의 넋을 기리고 명예를 회복시키며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해야 할 때다. 저도 여기에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2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제주를 방문해 "4·3사건은 명백히 김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태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없나'라는 질문에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되는지 아직까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지난번에 가서 한 발언도 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해주고자 한 발언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4월 3일 일어난 일은 결국은 남로당 제주도당의 결정이다. 결정에 의해서 12개의 경찰서와 관공서에 대한 무장 공격이다. 그래서 이 점에 대해서는 저는 계속 주장할 것"이라면서도 "국가 권력에 의해서 또 일부 단체들에 의해서 무고하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하고, 국가적으로 그분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한다면 이제라도 우리가 그런 일들을 찾아내서 여야가 힘을 합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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