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4·3사건은 김일성 지시’ 입장 고수…“사과 요구 납득 안 돼”

입력 2023-04-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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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저는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아직까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3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제주 4·3사건은 김일성의 지시를 집행하기 위해 남로당 제주도당이 권력기관을 공격하면서 일어난 것’이라는 기존 태도를 되풀이했다.

앞서 태 의원은 2월 13일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4·3은 명백히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열린 합동연설회, 이튿날인 14일 부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등에서도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의 지시를 집행하기 위해 남로당 제주도당이 권력기관을 공격하면서 일어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다.

이와 관련해 3일 태 의원은 4·3사건 피해 유족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이 앞서 최고위에서 “제가 오늘 명백히 얘기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태 의원은 “오늘은 제주 4·3사건 75주년이 되는 해이다. 오늘 현시점에서 남북 분단 상황, 또 이런 좌우 이념 충돌 과정에서 당시 남조선노동당(남로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던 무고하고 억울하게 희생당한 제주 도민분 들에 대한 넋을 기리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고 아픔을 치유해드려야 한다. 또 그걸 위해서 저도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제가 특정인들에 대해 조롱이나 폄훼를 한 일도 없다”며 “(4·3사건 관련 제 말이)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해주려고 한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과한다면 왜, 어떤 점에 대해서 사과해야 하는지를 명백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구태하게 4·3사건이라는 전후 맥락을 보면 ‘5월 10일 대한민국에서의 단독 선거를 무조건 파탄시키라’는 소련 공산당의 지시와 이 지시를 받은 김일성이 평양에 있던 남로당 박헌영에게 (지시를) 전달했고, 제주도뿐만 아니라 남한 전역에서 5·10 단독 선거를 파탄시키기 위한 남로당의 활동이 있었다. 이런 역사의 진실을 부인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4·3사건을 여전히 김일성 일가가 벌였다고 주장하느냐는 질문에는 “4·3사건의 용어부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4·3이라는 말을 붙인다면 1948년 4월 3일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에 초점을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가 4·3사건 관련한 진상보고서에서 언급한 ‘4·3사건’에서는 범위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까지, 6·25 전쟁 이후까지로 대단히 방대한 범위를 포괄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나아가 “4월 3일 일어난 일은 결국 남로당 제주도당의 당 결정에 의한 12개의 경찰서와 관공서에 대한 무장 공격”이라고 단언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4·3이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망언을 한 여당 지도부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4·3이 공상 세력 폭동이라 폄훼한 이는 진실화해위원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여해 “국민들께서 선거로 따끔하게 교정을 해주셔야 한다”며 태 의원을 비판했다.

제주도민과 4·3사건 유족들이 태 의원에게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다만 태 의원은 “제 발언의 취지에 대해 과연 유족들과 피해자 단체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며 “앞으로 그분들과 이야기해서 발언의 취지와 전후 맥락을 구체적으로 설명 드릴 것”이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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