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벗어 묘비 닦은 전우원…“가진 옷 중 가장 좋은 것, 앞으로도 최선 다하겠다”

입력 2023-04-0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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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김태현의 정치쇼’/유튜브 채널 ‘SBS 시사교양 라디오 - 시교라’)
▲(출처=SBS ‘김태현의 정치쇼’/유튜브 채널 ‘SBS 시사교양 라디오 - 시교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전두환 일가의 구성원으로서 광주에 가는 것 자체가 죄악이라고 생각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방송된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는 전 씨가 출연해 이같이 밝히며 “참배 드릴 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가진 옷 중 가장 좋은 것이었고, 그걸로나마 닦아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앞서 전 씨는 지난달 31일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리셉션 홀에서 5·18 유족·피해자들과 만났다. 이후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로 향해 5·18 최초 사망자인 고(故) 김경철 열사의 묘역을 시작으로 시신조차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와 이름 없는 무명열사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그는 무릎을 꿇고 모든 묘비와 영정 사진을 옷으로 닦았다.

이와 관련해 전 씨는 “광주에서 피해자분들, 유가족분들이 정말 큰 상처로 오랜 시간 아프셨는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제 가족이 너무나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었는데 방관한 것 역시 죄악이다. 그런데도 제게 감사하다고 하시는 걸 보고 제 죄악이 더 크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실수하지 않고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가족들이 말리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가족과 모든 걸 상의하진 않았다. 모두가 절 말렸다. 친형은 경찰에 전화해서 저를 정신병원에 보내려고 했다. (미국에 있을 때는)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하더니, 정작 한국에 들어와 연락을 드리고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주니 연락을 피한다. 아버지도 현재 연락이 안 되는 상태”라고 답했다.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할 때 적은 방명록 내용이 할머니 이순자 씨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인터뷰 내용도 있지만, 사적으로 손자들에게도 그렇게 말씀하시곤 했다”며 “광주에 가서 피해자분들, 유족분들을 뵙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영웅, 아버지는 광주 시민들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순자 씨는 2019년 “남편(전두환 씨)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발언한 바 있다.

정치에 입문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정치권 연락은 받은 게 없다. 연락이 왔다고 해도 너무 많은 연락을 받고 있기에 못 봤을 것”이라며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신앙심이 강하기 때문에 최소한 저 같은 경우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에 관심이 없고, 제 관심은 상처받으신 분들의 한을 풀어드리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전 씨는 지난달부터 개인 SNS를 통해 가족들의 비자금 의혹 등 폭로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교회에 다니면서 사랑을 많이 받았다. 어린이들을 돕는 봉사를 하면서 오히려 제가 치유받기도 했고, 그런 과정에서 제 가족과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됐다. 방관하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폭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전재용 씨도 뒤에선 비자금을 사용하면서 전도를 한다. 많은 사람이 그 말을 믿고 잘못된 신앙심이나 기준을 갖고 살아가는 걸 막고 싶었다”며 “인간 전우원으로선 (전재용 씨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만, 하나님만이 아버지라고 생각한다. 또 폭로 이후 (보인 반응이) 부모님이 취할 수 있는 자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약 추정 약물을 복용하는 장면이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된 데 대해서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모든 분이 보는 앞에서 제 죄악을 공개하고 싶었다. 숨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모든 걸 희생하면서 좋은 뜻을 이루고자 한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또 두려움이 앞서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 씨는 “어떻게 해코지를 당할지 두렵다. (가족들에게) 법적으로 추적은 불가능하지만,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재력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검찰이 수사한다면) 협조하겠다. 그러나 좋은 열매를 맺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돈을 숨길 수 있는 방법은 너무 많고, 이미 오래전 전재국 씨에게 재산이 많이 몰렸다. 연희동 자택에 있는 금고 위치 등을 밝혀낸다면 제 말의 신빙성을 입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족과 지인은 잃었으나 많은 분이 지지해주시고 조언도 많이 주신다”며 “뒤에 숨어서 아픈 분들을 외면하고 살았던 만큼 그 아픔을 마주하고 한이 풀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도와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씨는 SNS로 활동을 이어가면서 조만간 다시 한번 광주를 방문해 5·18 관계자와 사적지 등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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