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3분의 1이 빈집”…중국 소도시, 미분양에 몸살

입력 2023-04-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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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면적 약 400만 세대분 달해
2017년 이후 최악의 공급과잉
소도시가 특히 심각…전체 주택 재고 80% 차지
재고 주택 소진에 6년 소요…상하이는 7개월

▲중국 상하이에서 근로자들이 건설 중인 주택 건물에 창문을 설치하고 있다. 상하이(중국)/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서 근로자들이 건설 중인 주택 건물에 창문을 설치하고 있다. 상하이(중국)/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부동산 시장이 2년간의 극심한 침체기를 벗어나려 하지만,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대거 쌓이면서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금융정보사이트 윈드는 2월 중국의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면적이 총 35억 평방피트(약 3251만6064㎡)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이는 약 400만 세대분에 해당한다.

이는 중국 정부가 빈민가 정리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2017년 이후 최악의 공급과잉이다. 당시 당국은 신규 주택 수요를 늘리겠다며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지었다.

중국 부동산정보공사(CRIC)는 2022년 완공된 신축 아파트 전체의 약 3분의 1이 악성 미분양 상태에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비중은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이러한 공급과잉은 인구가 수백만 명 이하인 소도시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네스 로고프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양위안천 칭화대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 3선 도시’로 불리는 640개 이상의 지방 소도시 주택 재고는 중국 전체의 거의 80%를 차지했다.

CRIC는 3선 도시로 알려진 광시좡족자치구 베이하이시에서 재고 주택을 다 소진하는 데 약 6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상하이의 7개월, 베이징의 2년과 대조된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 대도시는 인구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고 일자리도 많아 주택 수요가 강하다.

이들 도시의 주택 수요 격차는 곧 집값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월 1선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의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반면 3선 도시의 가격은 3.3% 하락했다.

중국 도시 인구의 약 3분의 2는 2선 이하의 도시에 살고 있다. 중국이 소도시 집값을 안정시키지 않으면, 다수 지역에서 소비 의욕이 꺾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 전체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WSJ는 경종을 울렸다.

장기적으로는 잉여 재고가 흡수되지 않으면 신규 주택 건설이 장기간에 걸쳐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의 최대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규 주택 건설을 유지하는 것은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중국 지방정부에 매우 중요하다. 지방정부들은 부동산 개발업자에 매각한 토지판매 수입으로 예산 대부분을 충당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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