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는 대기업…10곳 중 4곳은 잉여현금 ‘마이너스’

입력 2023-04-0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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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같은 1.5%로 제시했다. 반면 아시아 지역은 중국의 리오프닝(경기 재개)과 인도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4.8% 성장할 것으로 보면서 기존 4.6%에서 0.2%포인트 높여 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무디스·한국은행 1.6%, 국제통화기금(IMF) 1.7%, 한국개발연구원(KDI) 1.8%, 피치 1.2%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1%대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한 경기 불황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6개월째 뒷걸음질 중이고,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대기업 10곳 중 4곳은 ‘여윳돈’인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기업 100곳(금융·보험업종 제외)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총 7조47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38곳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각종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빼고 남은 현금이다. 통상 기업의 투자나 배당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건 인수·합병(M&A)과 같은 대규모 투자, 배당금 지급 등에 사용되는 여유자금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잉여현금흐름 적자 상태가 가장 심각한 곳은 한국전력(-13조1864억 원)이다. 지난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난 연료비, 구입전력비 등을 전기요금에 전가하지 못하면서 재무상태가 악화한 것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에 대해 “한국전력의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기요금 인상이 유일하다”며 올해 연간 12조6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한국가스공사 역시 잉여현금흐름이 -8조1667억 원으로 추산됐다. 2021년 말 1조8000억 원 수준이던 민수용 미수금이 지난해 말 8조6000억 원까지 불어나면서다. 이에 한국가스공사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도 4분기 잉여현금흐름이 -9365억 원으로 여유자금이 바닥 났다. 문제는 올해도 영업 환경이 여전히 나쁘다는 점이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4분기 대비 94.0% 급감한 2570억 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1조70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SK하이닉스의 영업현금흐름은 6614억 원을 기록했다. 감산과 투자 축소로 위기 대응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예정된 설비투자 계획을 매우 축소했지만 현금흐름 감소분을 상쇄하기는 충분치 않은 수준”이라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밖에 △SK(-2조4678억 원) △GS(-1조7175억 원) △SK스퀘어(-1조3568억 원) △HD현대(-1조383억 원) △삼성물산(-1조220억 원) △롯데지주(-2824억 원) 등 지주회사들도 잉여현금흐름이 순유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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