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되나 했더니…외식·가공식품 물가는 ‘고공행진’

입력 2023-04-06 16:00 수정 2023-04-0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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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월 전국 외식 주요 8개 메뉴(김밥·칼국수·자장면·삼계탕·삼겹살·김치찌개 백반·비빔밥·냉면) 가격은 전월대비 평균 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8개 메뉴의 2022년 연간 가격 상승률이 10.0%였는데 새해에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전국에서 물가 수준이 가장 높은 서울만 보면 비빔밥 한 그릇은 지난해 12월 9923원에서 올해 1월 1만원으로, 삼계탕 한 그릇은 1만5923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랐다. 이날 서울의 한 거리에 음식 메뉴판이 게시돼 있다.(신태현 기자 holjjak@)
▲2월 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월 전국 외식 주요 8개 메뉴(김밥·칼국수·자장면·삼계탕·삼겹살·김치찌개 백반·비빔밥·냉면) 가격은 전월대비 평균 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8개 메뉴의 2022년 연간 가격 상승률이 10.0%였는데 새해에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전국에서 물가 수준이 가장 높은 서울만 보면 비빔밥 한 그릇은 지난해 12월 9923원에서 올해 1월 1만원으로, 삼계탕 한 그릇은 1만5923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랐다. 이날 서울의 한 거리에 음식 메뉴판이 게시돼 있다.(신태현 기자 holjjak@)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가 둔화된 가운데 외식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하며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일부 식품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자제하거나, 제품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시장 장악력이 높은 업체들이 계속해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한동안 먹거리 물가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3월 소비자물가 4.2% 올랐을 때…외식 7.4%·가공식품 9.0% 치솟았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으로 전년 동기대비 4.2% 올랐다. 이는 작년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전월대비로는 0.6%p(포인트) 내렸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 6.3% 늘었다가 석유 가격 내림세에 상승폭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외식식품 물가지수도 지난달 116.38로 전년 대비 7.4% 증가하며 지난해 9월 정점(+9.0%)을 찍은 후 내림세다.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117.57%로 9.1% 내리며 넉달만에 한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외식물가지수 증가세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의 1.8배 수준으로 높고, 가공식품은 2.2배 웃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 2.6%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을 앞지른 이후 22개월 연속 상회하고 있고,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부터 16개월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중이다.

지난달 외식 부문 조사 대상인 39개 세부 품목 중에서는 외식용 커피 등 2개를 제외한 37개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피자가 12.0%로 가장 높고, 이어 외식용 소주(10.8%), 외식용 라면(10.3%), 김밥(10.3%), 햄버거(10.3%), 돈가스(10.0%) 등이 10%가 넘었다.

가공식품은 조사 대상 73개 중 81%인 59개 품목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드레싱이 34.5%로 가장 높고, 잼(31.7%), 치즈(30.8%), 맛살(24.2%), 아이스크림(13.7%), 커피(12.5%), 라면(12.3%), 스낵과자 (11.2%), 빵(10.8%), 생수(10.1%), 우유(9.0%) 등이 높았다.

◇ 일부 업체 ‘가격 인하’ 나섰지만…대세는 ‘가격 인상’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가격 인상을 철회하거나 내린 곳도 있다. 롯데웰푸드는 이달 예정한 아이스크림과 과자류의 편의점 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했다. 최근 BGF리테일은 편의점 CU가 판매하는 즉석 원두커피인 GET 아이스아메리카노(XL)의 가격을 이달부터 2100원에서 2000원으로 내렸고, 오뚜기는 ‘진짜쫄면’의 봉지면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이달 1일부터 10.5% 내리기로 했다. 이번 가격 인하로 진짜쫄면 편의점 판매가격은 1900원에서 1700원으로 조정됐다.

저가 상품을 내는 곳도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월 개당 748원인 ‘경제적 크루아상’를 이마트 이커리에서 선보인 후 지난달에는 10입 기준 5980원에 불과한 ‘경제적 약과파이’를 선보였다. 같은달에는 경제적 베이커리 3탄으로 9980원짜리 ‘경제적 케이크’ 2종을 출시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하지만 이들 상품 부분 시장 점유율이 낮은 업체거나 후발 제품으로 최근 가격 인상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bhc와 BBQ와 함께 치킨업계를 삼등분하는 교촌치킨은 이달초부터 주요 메뉴를 3000원씩 인상했다. GS25와 CU(씨유), 세븐일레븐은 이달초 샘물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남양유업도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프렌치카페 4종 가격을 높였다. 버드와이저, 스텔라아르투아, 호가든 등의 수입맥주는 이달부터 4캔을 구매해도 기존보다 1000원 많은 1만2000원을 지불해야한다.

파리바게뜨와 함께 베이커리 선두업체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이달 8일부터 빵과 케이크 등 50여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7.3% 인상할 예정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7월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다. 론칭 9년 만에 가맹점수 2061개를 기록하며 급팽창하고 있는 컴포즈커피는 이달 11일부터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는 2700원에서 2900원으로 7.4%, 바닐라라떼는 3000원에서 3300원으로 10.0% 각각 인상된다.

정부의 압박에 식품업체들이 눈치보기에 나서며 인상을 주저하고 있지만, 원재료와 물류비, 인건비 등의 압박에 조만간 가격 인상에 줄줄이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에 물류비, 가공비, 인건비 등이 줄줄이 오른데다 가맹점에서는 아르바이트 임금에 전기비, 난방비까지 부담이 높아지면서 가격 인상 요구가 거세다”고 전했다. 한편, 이달 18일 열리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의에서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4.7% 오른 1만200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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