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감시체계 신뢰”…진짜 안전할까

입력 2023-04-0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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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이송 펌프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이송 펌프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오염수 처리 과정을 검증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중간 보고서를 통해 일본 당국의 방류 감시체계가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한 가운데, 공정성에 의혹이 제기된다.

5일(현지시간) IAEA는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오염수의 처리 과정을 검증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벌인 현장 조사를 토대로 4차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했다.

보고서는 일본 측이 IAEA의 요구에 따라 보완한 정보를 바탕으로 평가한 결과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 후 환경에 대한 영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갖춘 프로그램이 신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이 지속 가능한 방사선 보호 체계도 갖추고 있다고 얘기했다. 나아가 일본 측이 모니터링 계획을 보완해 계획이 상당이 진전됐으며, 기술적으로 더 검토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REIA) 관련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일본 측의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충 설명을 요구한 사안에는 △방류 후 방사성 물질의 영향을 따져보는 계획에서 해안 3㎞ 근해에서 잡힌 물고기 섭취량을 제외한 것에 대한 설명 △생물체 내 유기 결합 삼중수소(OBT) 형성 과정의 불확실성에 대한 설명 △환경영향 시뮬레이션 영역의 경계에 있는 해수에서 요오드(I-129), 탄소(C-14) 등 잔류 핵종의 농도 추정치 등이 포함됐다.

다만 보고서는 “(보충 설명 여부가) 도쿄전력이 IAEA의 국제 안전 표준을 준수하는지를 가리는 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전문가들이 도쿄전력이 세운 계획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찾은 그로시 IAEA 사무총장(EPA/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찾은 그로시 IAEA 사무총장(EPA/연합뉴스)
일본 측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오염된 물을 원전 부지 내 수백여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도쿄전력 측 주장에 따르면 보관 중인 물은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으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 상태다.

그러나 정화 과정 후에도 물에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이 남는다. 이에 일본 정부는 오염수 삼중수소 농도를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1ℓ(리터)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해 올해부터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한국 정부가 검증되지 않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자 IAEA는 일본 측의 ‘오염수 희석 후 방류’ 계획이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지 검증에 나섰다. IAEA가 공개한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전문가 현장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다만 일본은 IAEA에 금전적 기여가 적지 않아 조사 형평성에 논란이 예상된다. 2021년 기준 IAEA 회원국 가운데 일본 분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8.2%다. 반면 한국은 보고서가 명시한 10개국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IAEA 측이 일본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IAEA가 공개하는 보고서의 토대가 된 전문가 조사는 지난해 11월 이뤄졌는데,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전 방문 전 후원행사 일정을 소화했다. 암 퇴치 캠페인을 명목으로 하는 캠페인이지만, 일본원자력산업포럼과 원자력의학회 등이 공동 후원 기관에 포함됐다.

후쿠시마 원전 시찰 첫날인 지난해 5월 19일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우크라이나 현장조사 지원 명목으로 IAEA에 200만 유로(약 27억 원)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환경 단체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100여 개 해양연구소가 소속돼 있는 전미해양연구소협회 등 전문가들은 ‘오염수가 보관된 각 탱크의 방사성 핵종 함량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의 부재,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 부족’ 등을 이유로 일본 정부의 자료와 계획을 신뢰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방사성 물질이 생물에 농축된다는 점에 대한 고려 없이 바닷물 농도만을 평가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달 7일 후쿠시마현에서 잡힌 농어에서 방사성 물질 세슘이 1㎏당 85.5베크렐이 검출되기도 했다.

▲(AP/뉴시스)
▲(AP/뉴시스)
다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달 16일 한국방재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 방출 계획을 따를 시 해양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 농도는 분석기기로도 검출하기 어려운 낮은 수준이다.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국내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는 ㎥당 172베크럴로 해양에 존재하는 삼중수소의 10만분의 1 수준이다. 이는 일본 정부 실시 계획상 연간 최대 방출량인 10년간 최대 22조Bq(베크럴) 방류를 가정한 상황이다.

그로시 사무총장도 본지와 인터뷰에서 “IAEA의 독립적인 활동은 정부를 위해서도, 반해서도 일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173개국과 함께 하는 기구로, 특히 이번 활동은 이해관계에 따라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IAEA 전문가들이 일본을 찾아 오염수 처리 및 방류 과정을 조사한 내용에 국한됐다. 보고서는 도쿄전력 등 일본 당국이 해양수 방류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검증·평가하는 데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보고서는 전문가들의 추가 현장 조사 내용과 현지 채취해 조사한 결과 등을 포함한 5·6차 보고서 이후 작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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