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6~7년이 마지막 기회” 일본, 저출산 극복에 안간힘

입력 2023-04-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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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희망출생률 1.8명 공표
아베 “저출산 흐름 종지부”…상황 오히려 악화
대응책, 구체적 아닌 포괄적인 것이 문제
기업들도 출산 장려책 앞다퉈 마련

▲일본 가마쿠라에서 2일 시민들이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가마쿠라(일본)/AP뉴시스
▲일본 가마쿠라에서 2일 시민들이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가마쿠라(일본)/AP뉴시스
일본 정부는 2015년 ‘희망출생률 1.8명’을 정책 목표로 내걸었다. 당시 총리였던 고 아베 신조는 목표치를 제시하며 “저출산 흐름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선포했다. 희망출생률은 결혼과 출산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의 희망이 이뤄졌을 때 실현되는 출생률을 통계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한 것을 뜻한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여전히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고 희망출생률은 이제 1.6명을 밑돌고 있다. 상황이 악화하자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저출산 극복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미래 저출산 대책인 ‘타타키다이’를 공표했다. △아동 수당 지급 대상에서 소득 제한 철폐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 허용 △남성 육아휴직 촉진 등이 정책에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6~7년이 저출산 흐름을 뒤집을 마지막 기회”라며 향후 3년 동안 정책 집행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닛케이는 일련의 대책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는 보여줘도 섬세하게 설계되지 못한 탓에 희망출생률 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그간 정부가 유아교육 무상화 확대 등에 힘썼지만, 오히려 출생률은 하락세에 접어들고 결혼과 육아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닛케이는 “저출산 고령화는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요한 과제지만, 개인의 입장에선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은 희망마저 품지 못하게 하는 사회는 애물단지”라며 “희망을 잃게 한 원인은 다양하지만, 결혼과 출산에 대한 심리적 불안을 없애는 게 저출산 대책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도 출산 장려에 동참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 해상화재보험은 7월 ‘육아휴직 응원수당’ 제도를 만들어 최대 10만 엔(약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대상은 육아 휴직자가 아닌, 휴직자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직원이다. 육아휴직을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쓰게 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삿포로맥주는 육아휴직에 들어갈 때 실수령액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주는 ‘육아휴직 시뮬레이션 시트’를 지난달 공개했다. 직무·직책별 자격수당과 사회보험료, 소득세 등을 입력하면 육아휴직 기간 받을 수 있는 수령액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함으로써 막연하게 연봉 감액을 걱정하는 직원들의 육아휴직을 도우려는 목적이다.

화장품 제조업체 랭크업은 지난해 젊은 사원을 대상으로 육아 체험을 시작했다. 육아 중인 직원 가정을 방문해 육아를 경험함으로써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돕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는 포괄적인 대책보다는 구체적이고 세분화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주쿄대의 마츠다 시게키 교수는 “일과 육아를 양립하고 싶어 아이를 한 명만 낳고 싶다는 맞벌이 부부이든 결혼 후 일하지 않고 여럿 낳고 싶다는 전업주부이든 각각의 희망이 이뤄지도록 불안을 해소한다면 자연스럽게 저출산 문제는 뒤집힐 것”이라며 “중요한 건 다양한 가치관을 응원하는 폭넓은 대책이다. 정부는 희망출생률 목표를 하향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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