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내 연금, 괜찮은 걸까” 高금리 시대 연금관리, ‘4가지’만 짚어보세요

입력 2023-04-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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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자산 관리가 쉽지 않은 시대입니다. 유례없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는 1년 전과 같은 3%대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그러나 물가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은 커져 나가고 있죠. 일반 투자자들은 자산을 불려 나가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 변동성도 확대 중이라 향후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이런 때일수록 연금자산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장에서 은퇴할 때 자산 규모가 크다면 이자, 배당금 등 금융소득이 높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연금소득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라는 조언을 하곤 합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으로 고민만 깊어지는데요. 시점과 상품을 분산해서 투자하고,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출 때입니다. 우리의 소중한 연금자산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갖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연금 자산 포트폴리오부터 조정하자…성장주보다 가치주, 주식형보다 채권형

먼저 고금리·고물가 시대를 맞아 연금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DC와 IRP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만큼, 가입자 본인이 투자 대상을 선정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하락장에서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만큼, 금융시장에 투자하면서 승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흔히 경기침체기에는 성장주보다 가치주 펀드가 수익을 내기에 유리합니다.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는 낮게 거래되고 있는 주식은 지금 당장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업의 진정한 가치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애 자산관리 차원에서 노후자금을 운용한다면 가치주 펀드를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경기침체기를 벗어나 금융시장이 다시 활황이 시작되면, 일반적인 투자자는 가치주보다 성장주를 선호하고, 수익률도 더 높습니다. 시장의 흐름을 관찰하면서 가치주와 성장주 투자의 타이밍을 정확히 파악하고, 신중하게 투자비중을 조정하는 것이 최선이겠죠.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채권 투자는 일정한 이자수익, 금리 변동을 통한 자본이득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20조61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금리 인상이 정점에 가까워졌다고 판단되는 현시점에는,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를 예측해 채권 매매를 통해 시세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하기 어렵다면…디폴트옵션 내 타깃데이트펀드(TDF) 주목

직접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렵다면 지난해 7월에 퇴직연금에 도입된 디폴트옵션 제도(사전지정운용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총 39개 퇴직연금사업자가 259개 상품을 승인받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입자들의 상품 선택이 시작됐습니다.

'디폴트옵션'은 말 그대로 가입자가 사전에 지정한 '선택(Option)'의 '기본 설정값(Default)'에 따라 운용되는 제도입니다. 즉,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가입자의 기본 설정에 따라 운용됩니다.

물론 디폴트옵션 제도가 시행돼도,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운용방식에 원리금 보장상품도 포함돼있어서, 평소 소극적으로 운영해온 가입자는 디폴트옵션으로 원리금 보장상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입자가 선택하는 운용방식에 따라 수익률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타깃데이트펀드(TDF)도 수익률을 관리하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타깃데이트(Target date)'란 '은퇴 시점'에 맞춰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투자비중을 자동 조절해주는 펀드로 디폴트옵션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면, 수입이 안정적인 가입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지만, 은퇴를 앞둔 후반부에는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등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 배분을 합니다.

감당하기 힘든 이자 부담…부채부터 줄여보세요

고금리 시대. 대출금리 부담 느끼는 분들 많으시죠? 이제는 자산관리 측면에서 이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전략도 고민해야 합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공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가계대출 차주의 지난해 4분기 기준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년 만에 40%를 넘어섰습니다.

이 중 DSR이 70%를 초과하는 고 DSR 차주가 전체의 15.3%(대출 비중 41.9%)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차주 7명 중 1명은 원리금 상환에 소득 70% 이상을 쏟아붓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100%를 초과해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많은 차주도 11명 중 1명인 8.9%(대출 비중 29.4%)로 나타났습니다.

근로소득이 없는 은퇴 이후 부채를 상환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또 고금리 시대를 맞닥뜨리면 이자 부담은 배로 늘어날 수밖에 없기에 퇴직 전에 부채 규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부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담보대출로, 대부분 주택 구입과 관련이 높지요.

우선 대출만기, 대출금리, 고정·변동금리 여부, 그리고 중도상환 시 수수료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만약 변동금리 대출이 있다면, 앞으로 이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부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또 낮은 이율로 대출이 가능하다면,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방법도 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 등을 통한 대출은 예·적금을 해지해서라도 먼저 갚아야 합니다. 중도상환수수료의 위험도 고려해야 합니다. 중도에 이자를 상환하게 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손해이기 때문에 중도상환수수료를 물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부터 시중은행에서 신용등급 하위 30~50% 대출자에 한해 1년간 만기와 관계없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고 하니 하루빨리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주택 담보로 평생 연금 받는 주택연금…실물자산 비중이 높은 국내 가구에 적합

마지막으로 은퇴 후 연금소득이 부족한 장년층은 '주택연금'에 가입 시 새로운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실물자산 비중이 높은 국내 가구 특성상, 부동산에 자산 대부분이 집중돼있는 노령층은 주택담보를 이용하는 것도 유리하지요.

주택연금은 집은 있지만, 소득이 부족한 55세 이상 고령자가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본인 집에 거주하면서 일정 기간 또는 평생 일정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집을 담보로 맡기더라도 그 집에 평생 거주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될 뿐만 아니라, 부부 중 한 사람만 살아있어도 거주권이 보장되며, 두 사람 모두 사망했을 때만 정산이 이뤄집니다.

부동산은 늘 리스크가 따라붙는 자산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자산가치가 하락해 노후가 불안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재산세와 건강보험료 등 조세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주택연금은 주거와 소득의 안정을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다만 주택연금의 매월 수령액은 집값, 이자율, 기대수명을 고려해 계산되기 때문에, 최근 같은 부동산 하락장에서는 하루라도 일찍 주택연금에 가입해야 더 많은 연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또 주택연금은 주택가격이 공시가격 기준 9억 원(시가 12~13억 원) 이하일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실제 거주가 원칙이며, 가압류나 저당권 등이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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