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허용’ 코스닥 주가, 공매도 금지보다 더 올랐다

입력 2023-04-09 08:13 수정 2023-04-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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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허용 코스닥150, 지난달 말 기준 한 달 간 10% 넘게 올라
코스피 공매도 여부, 주가 상승률 차이 크지 않아

공매도가 허용된 코스닥 지수의 주가 상승률이 공매도 금지 대상군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스피에서도 일정 기간 공매도 금지 대상군의 주가 상승률이 허용 지수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를 부분 재개한 지 2년이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후속 조치 여부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공매도 비중 10% 이상 상위 종목 수익률 ‘톱’ LG엔솔·다우데이타

9일 자본시장 유관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공매도 허용 대상인 코스닥150의 주가 상승률을 ‘최근 4주’ 기준으로 11.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간별로 봤을 때도 △최근 1주 5.4% △최근 2주 9.3% △최근 3주 6.6%로 모두 5% 이상 올랐다. 같은 조건으로 공매도가 금지된 코스닥 소형주의 주가 상승률 추이는 △최근 1주 3.6% △최근 2주 7.0% △최근 3주 1.4% △최근 4주 1.8%로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그 폭은 공매도 금지 종목보다 작았다.

코스피에서는 공매도 허용 대상인 ‘코스피 200’과 공매도 금지 대상인 그 외 대상군의 수익률 우위가 엇갈렸으나 그 폭은 크지 않았다. 역시 지난달 말 기준으로 주간별 수익률로 봤을 때 ‘최근 3주’ 기준으로 코스피200의 수익률은 2.5%로 공매도 금지군 1.3%보다 높았다. 나머지 주간별 수익률은 공매도 금지 대상군이 더 높았으나 그 차이는 1%포인트(p)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종합금융정보 단말기 체크엑스퍼트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 거래 대금 가운데 공매도 금액 비중이 10% 이상인 종목은 48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가 상승률이 플러스(+)인 종목은 32개, 마이너스(-) 종목은 16개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4.1%)으로 공매도 비중은 11.45%로 집계됐다. 이어 수익률이 30%를 웃돈 종목은 △LG디스플레이 수익률 31.97%, 공매도 비중 10.77% △PI첨단소재 수익률 30.1%, 공매도 비중 10.88%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수익률이 -30%인 종목은 에스디바이오센서로 공매도 비중은 18.98%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과 기준을 코스닥에 적용했을 때 해당하는 종목은 27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3개 종목의 주가는 올랐고, 나머지는 떨어졌다.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61.39%를 기록한 다우데이타(공매고 비중 10.94%)로 나타났다. 이어 △원익IPS 수익률 41.62%, 공매도 비중 14.78% △이녹스첨단소재 수익률 32.84%, 공매도 비중 11.05%로 각각 집계됐다. 수익률이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은 케이엠더블유(공매도 비중 13.91%)로 -15.66%로 나타났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전문가 “공매도, 정치 이슈로 변모…과감한 추진 미지수”

전문가들은 공매도 전면 재개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시장 관리자들이 공매도로 발생하는 돌발 변수를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성희활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제 정합성이나 모건스탠리지수 선진국지수 편입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할때 공매도 재개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공매도 제도는 420년 글로벌 증권시장의 역사에서 역할과 기능이 충분히 인정됐다. 분식회계 등 거짓 정보와 주가조작을 저격하고 신용매수와 대립적 짝을 이루어 시장의 균형을 도모해 합리적 가격 결정에 기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610년 세계 최초로 공매도를 금지했던 네덜란드, 이후 영국과 프랑스도 한때 수 십년간 공매도를 금지했지만 결국 공매도의 긍정적 기능을 인정하면서 부활시켰다”며 “증권시장이 있는 대부분 국가에서 공매도를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송민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약 2년 전에 일부 종목만 공매도 재개를 허용했을 때도 빨리 다른 종목도 재개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입장”이라며 “최근 SK하이닉스 사례처럼 공매도 물량이 확 늘어나면 공매도 거래를 중단하는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재개해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를 전면 재개했을 때 시장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할 경우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시장관리자들이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연구기관 관계자는 “공매도를 전면 재개한다고 해서 시장에 큰 영향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공매도는 개인투자자분들은 아주 싫어하지만 공매도가 가진 기능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공매도 전면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희박하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공매도 전면 재개) 가능성은 ‘제로’라고 생각한다”며 “주가가 오르는 국면이 나타나야 가능성 생긴다고 보고 그렇지 않고 주가 지지부진하고 횡보만 한다면 재개 이슈로 질타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매도는 합리적이냐 아니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정치적인 이슈가 돼버렸기 때문에 표를 의식하는 주체들이 과감하게 추진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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