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선 그은 이창용 총재 “추가 인상 가능성 있고, 금리인하는 시기상조”

입력 2023-04-11 14:46 수정 2023-04-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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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중 5명, 3.75% 가능성 열어둬
시장에선 여전히 연내 금리동결 및 금리인하 가능성 점쳐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동결 혹은 연내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보고 있는 분위기다.

이창용 총재는 11일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5명은 당분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1명은 3.5%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중 5명이 3.75%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한 것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는 “예상대로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앞으로 산유국 추가 감산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과 공공요금 인상이 하반기 물가 경로에 주는 불확실성이 크다는게 첫번째 이유”이라며 “두 번째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주요국,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종료 및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 반응에 대해선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상반기 물가 경로는 확신이 있는데 하반기 불확실성이 많아서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 언급은 부적절하다”며 “물가상승률이 중장기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금리 인하 논의를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금통위원들의 견해를 말씀드리면 금리 인하를 아직 고려할 단계가 아니며, 물가 불안 요인이나 이런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향후 물가 흐름과 관련해 “상반기까지는 3%대로 둔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산유국 추가 감산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 공공요금 인상 등이 하반기 물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에도 시장에선 한은의 금리인상이 끝났으며, 연내 금리인하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론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으나, 금융 리스크가 수시로 부각될 수 있다”며 “경기 하강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점차 물가보다 금융안정으로 시선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은의 최종 금리 수준은 3.50%이며, 하반기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연내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인하 기대감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는 아직 금리인하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언급하며 인하 가능성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며 “연말까지 동결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재는 최근 외환시장 불안에 대해 “예전과 달리 외환보유고도 충분하고, 무역수지 적자가 나도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다”며 “과거처럼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 변동성이 클 경우에는 정책을 통해 이를 조정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의 무역수지 적자, 4월 배당금 지급 등은 이미 외환시장에서 예상된 요인인 만큼 환율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무역수지도 환율 결정의 중요요인이지만 주요국 통화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SVB 사태 이후 긴축이 지속할지 아닐지도 환율에 크게 미치는 영향이 있다”며 “한 방향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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