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곡바이오 "백금계열 저항성 난소암 1차 적응증, 하반기 FDA 임상 2b상 계획"

입력 2023-04-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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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곡바이오가 케이피에스 인수 3년 만에 후기임상(2b/3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을 처음으로 도입해 본격적인 블록버스터급 혁신 신약 개발에 첫발을 뗐다. '최악의 암'으로 불리는 백금계열 저항성 난소암을 1차 적응증으로 해 올 하반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b상에 빠르게 진입할 계획이다.

12일 케이피에스에 따르면 바이오 자회사 알곡바이오가 글로벌 바이오텍(헬스케어) 보스턴사이언티픽의 자회사인 BTG로부터 엽산수용체알파(FRα)를 표적하는 저분자 신약후보물질인 이데트렉세드의 개발 및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다.

신약후보물질 ‘이데트렉세드’는 암세포에서 과다하게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진 FRα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세포 안으로 침투, 암세포의 DNA 복제 과정에서 필수적인 티미딜레이트 합성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암세포 사멸을 유발하는 작용기전(MoA)을 가진 약물이다.

이데트렉세드는 BTG의 공동개발 파트너인 영국 암연구소(ICR)가 주도해 2019년까지 진행한 백금계 저항성 난소암 환자 109명(평균연령 62세)의 임상시험에서 최대허용용량(MTD)으로 투여받은 FRα 과다발현(medium or high) 환자 25명에 대한 객관적 반응률(ORR) 36%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미국 암연구학회(AACR) 대표 국제 학술지인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에 게재됐다.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내성을 보이는 저항성 난소암에서 ORR은 FDA의 승인 여부를 가를 만큼 중요도 높은 평가지표다. 항암화학요법 외에 가능한 치료법이 없었고 ORR은 10-15%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FRα를 표적하는 치료제 중에선 최초로 미국 바이오기업 이뮤노젠이 항체·약물 복합체(ADC) 엘라헤레(성분명: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로 백금계열 저항성 난소암 적응증에서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

FRα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엘라헤레가 백금계 저항성 난소암 표적항암제로는 이데트렉세드의 유일한 경쟁약물인 셈이다. 하지만 엘라헤레의 ORR(27.4%/Phase 1, 32.4%/Phase 3) 및 심각한 부작용(안구독성, 혈구세포 감소 등)을 고려하면 이데트렉세드의 임상적 유용성뿐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 동급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김성철 알곡바이오 대표의 판단이다. 저분자화합물인 이데트렉세드의 부작용은 위장장애, 무력증, 관절통 등 가벼운 수준에 불과하다.

이데트렉세드는 나아가 항암제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PARP억제제와의 병용 시너지 가능성도 약물 잠재력으로 꼽힌다. 향후 PARP억제제와 병용 임상을 통해 백금계 민감성 난소암 환자를 비롯해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기존 PARP억제제의 치료 영역으로까지 적응증을 확장해 나갈 수 있어서다. 임상 전 연구(preclinical studies)에서 이데트렉세드는 PARP억제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와의 병용시험에서 효능을 20배 이상 증가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데트렉세드가 표적하는 '검증된 마커' FRα는 세포 내 엽산수용체 중 하나로, 전체 난소암 환자 중 90% 이상에서 과다하게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 자궁내막암, 췌장암, 유방암, 폐암, 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상피 유래 악성종양에서 발현된다. 현재 FDA 임상 2상 진입에 성공한 FRα 표적 약물은 1~2개에 불과하다.

김성철 알곡바이오 대표는 "이데트렉세드는 현재 FRα를 대상으로 임상 개발 중인 유일한 저분자 약물"이라며 "임상 1상 시험에서 관찰한 효능 및 안전성 프로파일이 매우 유망한 만큼 난소암 환자들을 위한 강력한 치료옵션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미충족 의료수요로 남아있는 백금계열 저항성 난소암 분야에서, FRα 과발현 암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전략을 짜 하반기 중 후기 임상 2b상 시험에 진입할 것"이라며 "동시에 이데트렉세드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PARP억제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등과 병용요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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