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PF 부실 지급정지 루머에 곤혹…웰컴ㆍOK저축은행 “사실무근”

입력 2023-04-1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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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권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웰컴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PF 부실로 지급정지될 수 있다는 루머에 진땀을 뺐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뱅크데믹(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의 공포에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12일 오케이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진 지급정지 루머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오전 웰컴과 OK저축은행이 부동산 PF 대출에서 1조 원대 손실이 발생해 지급정지 예정이라며 잔액을 모두 인출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돌았다. 해당 내용은 개인이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발송됐고, 이후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됐다.

양사는 현재 유포자 전화번호를 확보해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 접수를 완료한 상태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리 측이 참여한 부동산 PF 대출은 6000건 정도이고 대출 규모가 건당 평균 20억 원 수준”이라며 “애초에 ‘1조 원대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OK저축은행 측 역시 규모로 봤을 때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OK가 대주단에 참여해서 PF 대출로 집행하는 금액이 한 건당 평균 50억 원 정도로 1조 원의 부실이 났다고 하면 가진 모든 PF 대출에서 전부 손실이 나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OK가 단독으로 진행한 PF는 한 건도 없고, 저축은행 PF 참여할 때 한 곳에 100억 원 이상 투자하지 못하게 하는 등 세세한 요건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애초 웰컴과 OK저축은행만 콕 집어 부실이 날 수도 없다고도 지적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웰컴 측이랑만 하는 게 아니라 새마을금고, 캐피탈사 등 대주단을 통해서 (PF 대출을) 하는데 부실이 나면 해당 PF에 참여한 모든 금융사들이 다 같이 손실을 인식하게 된다”며 “하루 아침에 두 저축은행만 문제가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이날 오전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된 문자는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고 허위사실 유포자와 접촉한 결과 관련 내용에 대해 본인 역시 명의도용 피해자라고 말을 하는 등 사실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포자에 대해 해당 저축은행에서 고발조치 등 법적 조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축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건전성 비율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고 유동성 비율도 저축은행 감독규정에서 정한 규제 비율을 충분히 상회하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BIS비율은 각각 11.40%, 12.51%이다. 유동성 비율은 OK저축은행이 250.54%, 웰컴저축은행이 159.68% 수준이다. 저축은행감독규정에 따라 저축은행은 유동성비율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업권에서는 이 같은 불안심리가 중소형 저축은행에 확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OK와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 자산 규모로 저축은행 79개사 중 각각 2위, 4위에 해당하는 대형 저축은행이다. 이들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면 나머지 자산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 문제가 되는 건 자산규모가 2위에 있는 은행이 지급정지라는 루머로 인해 다른 저축은행으로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것”이라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을 더 세세히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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