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라니 샀는데”…삼성전자만 없는 반도체 ETF

입력 2023-04-13 15:56 수정 2023-04-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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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관련 ETF 삼성전자 투자 비중 (한국거래소)
▲반도체 관련 ETF 삼성전자 투자 비중 (한국거래소)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ETF에서는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를 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총 6개다. 순자산총액별(전일 기준)로 살펴보면 △KODEX 반도체(3265억 원) △TIGER Fn반도체TOP10(2075억 원) △TIGER 반도체(1779억 원)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655억 원) △KODEX Fn시스템반도체(167억 원) △HANARO Fn K-반도체(118억 원) 순이다.

순자산 1위인 KODEX 반도체는 연초 이후 31.79%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15.1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주 훈풍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들도 KODEX 반도체를 지난 한 달간 약 178억 원 순매수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KRX 반도체 지수가 주요 미국 반도체 지수를 넘어서며 국내 반도체 ETF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최근 삼성전자 효과로 KODEX 반도체에 빠르게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KODEX 반도체 투자 구성 종목에는 삼성전자가 빠져 있다. 해당 ETF의 PDF(Portfolio Deposit File)를 보면 SK하이닉스가 17.67%로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고, SK스퀘어(11.96%), DB하이텍(8.49%), 리노공업(4.33%), 원익IPOS(3.50%), LX세미콘(3.43%) 등이 뒤를 이었다.

KODEX 반도체와 같은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반도체 역시 마찬가지다. 두 상품은 한국거래소가 산출한 ‘KRX 반도체 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데, 해당 지수에 삼성전자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똑같이 국내 반도체 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TIGER Fn반도체TOP10과 HANARO Fn K-반도체는 삼성전자를 각각 24.70%, 24.10% 비중으로 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를 비롯해 가전, 스마트폰 등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반도체 섹터로 분류할 수 없다는 게 거래소 측의 입장이다. KRX 섹터 지수는 S&P와 MSCI가 관리하는 GICS(긱스)라는 글로벌 산업 분류 체계를 따르고 있어 자의적으로 섹터를 조정할 수도 없다.

거래소 관계자는 “KRX 반도체 지수는 긱스 1단계 정보기술, 긱스 2단계인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로 나뉜다. 정보기술 섹터에는 반도체가 포함돼 있지 않고, 삼성전자 사업이 다각화되고 있어 반도체 장비로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가 반도체 업황에 좌우되는 측면이 큰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반도체 섹터에 포함되는 게 맞다고 본다. 투자자들의 수요도 고려한 지수 산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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