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비롯해 피의자 9명
검찰은 윤관석‧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9400만 원을 마련해 동료 국회의원들과 캠프 지역본부장 등 총 60명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14일 본지가 확보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12일 윤 의원과 이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피의자는 윤 의원과 이 의원,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 기소), 송영길 전 의원의 보좌관 박모 씨, 조택상 전 인천부시장, 정당인 강모 씨 등 총 9명이다.
검찰은 이들 모두가 2021년 당시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송영길 후보 캠프에서 선거 운동을 도왔다고 봤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강 위원이 2021년 3월 이 전 부총장에게 ‘지역본부 담당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해 전국 대의원 및 권리당원을 포섭하자’는 취지로 권유했다고 적시했다. 함께 요청을 받은 조 전 시장은 지인을 통해 이 전 부총장에게 현금 1000만 원을 전달했고 이후 이 전 부총장 등은 이를 50만 원씩 봉투 20개에 나누어 담고 강 위원에 전달했다. 이를 받은 강 위원은 지역본부장 10여 명에게 각각 봉투 1개 또는 2개씩, 총 900만 원을 줬다.
정당인 강 씨는 강 위원의 지시에 따라 현금 500만 원을 마련해 이 전 부총장에게 건네줬고 이 전 부총장 등은 이를 50만 원씩 10개의 봉투에 나눠 담은 다음 지역본부장 7명에게 500만 원을 전달했다.
이렇게 마련된 돈은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뿐 아니라 동료 국회의원들에게도 공여됐다. 윤 의원은 당 경선 일정이 다가오자 당 의원들의 기존 지지세를 유지하기 위해 강 위원에게 ‘국회의원들에게 돈을 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이를 들은 강 위원은 현금 3000만 원을 마련해 이를 300만 원씩 봉투 10개에 나눠 담아 이 전 부총장에 전달했다. 윤 의원이 이러게 마련된 현금 봉투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0명에게 나눠줬다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역상황실장에게도 돈 봉투를 전달했다고 의심했다. 강 위원은 이 전 부총장에게 ‘선거운동 독려를 위해 현금을 제공하자’고 지시하며 1000만 원을 건네줬다. 이들은 50만 원씩 봉투 20개에 나눠 담은 뒤 지역상황실장 20명에게 나눠줬다.
윤 의원과 이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는 정당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정당법 제50조에 따르면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해 돈을 받은 이들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두 사람에게 적용된 혐의는 같다”면서도 “(자금 전달에 있어서) 각자의 역할은 따로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영장에 적시한 대로라면 향후 수사에 따라 민주당 현역 의원 십여 명이 사건 피의자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은 이 전 부총장의 금품 수수 사건에서 촉발됐다. 검찰이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인사들의 금품수수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