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 사병에 털린 美 기밀..."유포자, 관심받고 싶어해"

입력 2023-04-14 13:16 수정 2023-04-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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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연관성으로 1급 기밀 접근권 가져
우크라 상세 전장 지도 등 수백 장 업로드
“채팅방에서 깊은 인상 남기고 싶어 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스다이든에서 주방위군 공군 소속의 잭 테세리라를 체포하고 있다. 노스다이든(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스다이든에서 주방위군 공군 소속의 잭 테세리라를 체포하고 있다. 노스다이든(미국)/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를 뒤흔든 미국 기밀 문건 유출 사건의 피의자가 20대 사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방위군의 공군 내 정보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는 21세 잭 테세이라를 기밀 정보 유출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미국 정부의 1급 기밀이 미군 계급에서 두 번째로 낮은 일병에 의해 유출된 셈이다. 2019년 입대한 그는 공군 정보부에서 군의 통신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사이버 운송 시스템 기능공(Cyber Transport Systems Journeyman)’으로 복무했다. 일개 사병임에도 직무 연관성으로 인해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밀 문건이 처음 유출된 온라인 채팅 서비스 ‘디스코드’ 대화방의 운영자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기 과시욕’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테세이라는 총, 군사 장비, 게임에 관심이 많았다. 관련 커뮤니티에서 만난 회원과 함께 2020년 디스코드 채팅방을 만들었다. 다양한 국적의 젊은 남성 20~30명이 채팅에 참여했다. 테세이라는 여기서 ‘OG’란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리더 역할을 했다.

테세이라가 처음부터 이곳에서 기밀을 유출한 것은 아니다. 초반에는 총기 전쟁을 주제로 한 비디오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유대감을 쌓았다. 채팅방 참여자들은 잡담과 농담을 나눴으며, 함께 영화를 보기도 했다.

그러다 테세이라는 지난해 10월경부터 국가 기밀 정보에 대한 설명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의 상세한 전장 지도와 러시아 전쟁 무기에 대한 평가를 비롯한 수백 장의 문서를 이곳에 올렸다.

채팅방 참여자들은 문건 유출의 목적이 미국 정부를 공격하려는 목적이나 이념적인 이유에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보다는 관심을 받기 위해서였다. 대화방 참여자 중 한 명은 “테세이라가 채팅방 구성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가 언론에 보도되기 이전에 주요 사건에 관해 이야기하면, 채팅방 회원들은 그를 마치 예언자처럼 떠받들며 따랐다고 한다. 이 채팅방에 참여한 일원은 “테세이라가 자신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실제 전쟁에 대해 가르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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