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이병철 정신 되살려야" 감산 쓴소리…삼성의 불가피한 선택 이유는

입력 2023-04-16 15:45 수정 2023-04-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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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칼럼 통해 삼성 감산 비판
"안주하고 있어…이병철 초심 되찾아야"
업황 부진에 4조 원대 적자…업계 "감산 불가피"
감산 직후 업황 개선 신호…투자도 지속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샵의 로고 모습.  (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샵의 로고 모습. (연합뉴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감산에 대해 “안주하는 신호”라고 비판했다. 해당 매체는 위기 극복을 위해 이병철 선대 회장의 정신을 되살리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삼성은 인텔 같은 안주를 경계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감산 결정이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삼성가(家)가 현재에 안주하려고 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업계 1위 위상이 너무 편해 경쟁사들로부터 더 이상 사업을 빼앗으려는 욕구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가 이병철 선대회장 때의 초심을 되찾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특히 지난 1983년 이 전 회장이 ‘도쿄선언’으로 반도체 사업 진출을 발표할 당시 근면한 인력을 토대로 메모리 시장을 장악한 것을 언급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는 이런 진정한 근성 혹은 호전적 직업의식으로 대표되는 이병철 정신을 재발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메모리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감산이 ‘안주’가 아닌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황 악화 수준을 고려했을 때 더는 감산 없이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 아래로 추락한 것은 14년 만이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이 4조 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재고 자산 역시 2021년 말 16조4551억 원에서 지난해 말 29조576억 원으로 76.6%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 직후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세로 돌아서며 반도체 업황 개선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일 ‘DDR4 16Gb(기가비트) 2666’ D램 현물가격은 3.235달러로 전일 대비 0.78% 상승했다. D램 현물가격이 오른 것은 2022년 3월 7일 이후 401일 만이다. 낸드 가격 역시 13일 오전 ‘3차원(3D) 트리플레벨셀(TLC) 512Gb’ 제품 가격 기준 4.642달러로 전날보다 0.4% 올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3사가 모두 감산 선언을 한 만큼 D램 시장의 재고 회전과 가격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 규모에 따라 2분기 및 3분기 가격 하락 폭이 변동될 것"이라며 "2~3분기 가격 흐름이 실적 향상의 중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인 수요를 위해 반도체 혹한기에도 인프라와 연구개발(R&D)을 위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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