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취임 1년...적극 소통의 득과 실

입력 2023-04-1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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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포워드 가이던스 내놓고, 정부와도 적극 소통
시장에 혼란 주고, 정부로부터 독립성 저해 비판도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2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역대 총재 중 '소통'에 가장 적극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한은 사상 처음으로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도했고, “부동산 불패 신화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등 ‘영끌족’ 등에게 적극적인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다만 솔직한 직설화법이 때론 시장의 혼란을 키우고, 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은 한은의 독립성을 해친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취임 초기부터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5월 30일 이례적으로 시중 은행장들에게 직접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한은 관계자는 "총재가 직접 통화정책 결정 배경을 은행권에 설명하고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의사를 뚜렷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4월 26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총재는 비교적 쉽고 뜻이 명확한 구어체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배경 등을 설명했다.

특히 기자간담회 마지막 질문에 답변한 후 '핵심 요약' 마무리 발언을 자처한 것은 이전에 볼 수 없는 방식이었다. 이에 대해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 폭 등에 대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키웠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7월 13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선 그동안 유례없던 '포워드 가이던스'도 내놨다. 당시 이 총재는 "오늘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한 만큼,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당분간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미래 통화정책 방향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예고하는 것을 말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이 도입했지만 한국에서는 이 총재가 처음 시도했다.

올해 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부터는 금통위원들의 최종금리 수준도 공개하고 있다. 이 총재는 1월 회의 직후 "금통위원 3명은 3.50%, 3명은 3.75%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다. 2월과 4월에는 "(총재를 제외한) 6명의 위원 가운데 5명이 여전히 3.75%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1년간 사상 유례없는 두 차례의 '빅 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비롯해 기준금리를 쉴 새 없이 2%포인트(p)나 올려 긴축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때론 이 총재의 솔직한 직설화법이 시장의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5월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회동 직후 이 총재는 "빅 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발언으로 외환·채권시장을 흔들었다.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 총재의 행보에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취임 이후 대립보다는 '폴리시믹스(정책조합)'를 내세우다 보니 한은의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실제로 이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동행기자단과 만나 "(정부가) 금리를 너무 미시적으로 조정하려 하지 말라" 등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완전 오보"라며 "정부가 예대금리차 축소를 지도·부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물론 일각에선 정부와의 끊임없는 소통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한은 입장을 알리고, 정부를 설득할 수도 있는 '긍정적인 소통'이란 평가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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