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이방원’ 증권가 옥석가리기…이차전지만 살아남아

입력 2023-04-17 14:25 수정 2023-04-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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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지난해 하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태조이방원’(태양광, 조선, 이차전지, 방산, 원자력) 가운데 이차전지만 올해 증시에서 살아남았다. 태조이방원 섹터 대부분 종목들의 목표주가가 고꾸라진 가운데, 이차전지 업종만 목표주가가 줄상향됐다.

LG화학ㆍ엔솔ㆍ포스코퓨처엠…이차전지주 줄상향

17일 삼성증권은 LG화학의 목표주가를 85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삼성증권은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 보다 266% 증가한 7009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6350억 원)를 10% 웃도는 규모다. 부문별로 보면 기초소재 분야는 769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겠지만, 첨단소재(1495억 원)와 배터리(6332억 원) 부문에서 손실분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증권(107만 원), 신한투자증권(98만 원), BNK투자증권(110만 원), NH투자증권(100만 원) 등도 이달 LG화학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에도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지만, 배터리 자회사와 배터리 소재 사업의 실적 호조세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차전지 소재를 공급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도 연초 24만3900원에서 26만1737원으로 7% 상향조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4일 포스코퓨처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28만 원에서 33만 원으로 18% 올렸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증설이 속도를 낼 것이고, 실적은 2분기부터 개선돼 높은 이익 증가율에 대한 전망이 견고해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이차전지 업체 LG에너지솔루션도 이달 들어 14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리며,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가 74만1545원으로 직전 대비 13% 상향조정됐다. 삼성SDI(93만5765원)도 직전 적정주가 대비 2.16% 올랐다.

이차전지 섹터는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미국 IRA세부법안이 발표되며 대부분의 단기적인 이벤트들이 소멸됐다. 그러나 성장하는 이차전지 산업에서 국내 업체들의 고객사 확장 및 공급계약 공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숨 가쁘게 달려온 이차전지 섹터는 4월 실질적인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기”라며 “관전 포인트는 2분기 이후 실질적인 IRA 대응 방향성 및 원자재 가격 하락에 대한 고객사와의 판가 협의 등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배터리를 찾은 관람객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배터리를 찾은 관람객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이차전지와 대조…힘 떨어진 ‘태조방원’

반면, ‘태조방원’ 섹터들의 목표주가는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러ㆍ우 전쟁, 새 정부 출범 등 시대적 특징 속에 수혜주로 주목받았지만, 부진한 경기지표와 실적 여파에 주가 성장동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NH투자증권은 방산 대표주인 LIG넥스원의 목표주가를 15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낮췄다. 앞서 올해 2월 신한투자증권(14만 원→12만 원)과 삼성증권(14만 원→12만4000원)도 목표주가를 내린 바 있다. LIG넥스원의 평균 목표주가는 직전 대비 11.66% 낮아졌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낮은 연구개발 매출 비중이 증가했고, 시설 확대나 시험설비 구축 등 국내외 양산사업이 복격화될 것에 대비한 비용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대표주인 한화솔루션의 목표주가도 8.88% 낮아진 6만8556원이다. 한화솔루션은 갤러리아 인적분할로 2월 27일 거래정지된 이후 3월 31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연초 태양광 전 밸류체인 가격이 한 주에만 10~20% 내외 급등락하며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점차 안정화된 모습을 보인다.

조선주인 현대미포조선의 목표주가는 7.4% 떨어진 10만6800원으로 낮아졌다. 이달 들어 메리츠증권(12만5000원→10만 원), KB증권(9만 원→8만 원) 등이 가격을 내렸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적자에 따른 어닝쇼크에 이어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고,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분기 영업 흑자는 3분기부터 가능하다”며 “실적 턴어라운드는 내년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원자력 대표주 한전기술은 목표주가(7만9000원) 변동이 없었다. 고리2호기는 이달 운영 허가 기간이 종료되면서 가동을 중지했다. 국내 신규 원전은 신한울 1·2호기(2023년 준공 예정), 신고리 5·6호기(2025년 준공 예정), 그리고 내년 중으로 공사가 재개될 신한울 3·4호기가 완공되면 이후 추가 원전은 없다. 원전 비중은 2033년 30%대 중후반에서 2050년 20%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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