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 발생 전에 예측한다”…K-바이오 스타트업들의 도전

입력 2023-04-17 15:33 수정 2023-04-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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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웨일·뷰노·에이아이트릭스·메디컬에이아이, 의료 임상현장 진입

▲메디웨일의 망막 영상 인공지능(AI) 분석 기반 심혈관 위험도 예측 소프트웨어 ‘닥터눈’ (사진제공=메디웨일)
▲메디웨일의 망막 영상 인공지능(AI) 분석 기반 심혈관 위험도 예측 소프트웨어 ‘닥터눈’ (사진제공=메디웨일)

국내 바이오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질환 발생 전 예측 소프트웨어 개발에 활발히 나서며 주목을 끌고 있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다수의 유망 업체들이 관련 기술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임상 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질환이 발생하기 전 사전 예측을 통해 건강관리는 물론 질환 치료에 대한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국민건강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웨일은 최근 망막 영상 인공지능(AI) 분석 기반 심혈관 위험도 예측 소프트웨어 ‘닥터눈’이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신의료기술평가는 △안전성 △유효성 △비용효과성을 포함해 기술로 인한 사회적·윤리적 및 법적 영향 모두를 고려해 진행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최근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제도를 통해 기술력이 뛰어나고 잠재력이 높은 의료기술을 선전하고, 법정 비급여로 의료시장에 진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닥터눈은 망막 촬영을 통해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와 동등한 정확도로 심혈관 질환을 예측한다. 망막 촬영으로부터 검사 결과까지 1분 안에 확인이 가능하고, 기존 심혈관질환 검사인 심장 CT가 가진 방사선 노출 문제 및 1차 의료기관에서 쉽게 진행할 수 없는 의료 접근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 세계 22만 장의 환자 망막 데이터를 통해 심장 CT와 동등한 유효성을 입증했다.

현재 유럽·영국·호주를 포함해 8개 지역에서 승인받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메디웨일의 닥터눈은 평가 유예(2년) 및 신의료기술평가(최대 250일) 기간을 포함해 약 3년 동안 임상 사용에 대한 승인을 받아 의료현장에서 비급여로 처방이 가능하다.

▲뷰노메드 딥카스 운영화면 예시 (사진제공=뷰노)
▲뷰노메드 딥카스 운영화면 예시 (사진제공=뷰노)

뷰노의 ‘뷰노메드 딥카스’는 일반병동 입원환자의 호흡과 체온, 혈압, 맥박 등 네 가지 활력 징후를 분석해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AI 의료기기다. AI의료기기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첫 사례로 2022년 8월부터 비급여 시장에 진입해 경희대병원, 단국대병원, 인천세종병원 등 국내 대형 의료기관 10여 곳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세 미만 소아청소년 대상 병원 내 심정지 예측 성능을 입증한 다기관 임상 연구논문이 대한중환자의학회가 발행하는 SCI급 국제학술지 ‘Acute and Critical Care(ACC)’에 게재되기도 했다. 뷰노는 올해 뷰노메드 집카스의 국내 판매처를 늘리고, 미국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에이아이트릭스의 AITRICS-VC(바이탈케어) (사진제공=에이아이트릭스)
▲에이아이트릭스의 AITRICS-VC(바이탈케어) (사진제공=에이아이트릭스)

에이아이트릭스의 응급상황 예측솔루션인 ‘AITRICS-VC(바이탈케어)’도 올해 1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으로부터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확정됐다. 바이탈케어는 병원 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응급상황 발생 위험을 조기에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다.

바이탈케어는 △일반 병동에서 6시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급성 중증 이벤트(사망, 중환자실 전실, 심정지) 예측 △일반 병동에서 4시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패혈증 예측 △중환자실에서 6시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사망 확률 예측 등과 관련해 비급여로 의료 임상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메디컬에이아이의 좌심실수축기능부전(Left Ventricular Systolic Dysfunction, LVSD)을 선별하는 심전도 분석 AI 소프트웨어 ‘AiTiALVSD’의 병원 현장 적용 예시 (사진제공=메디컬에이아이)
▲메디컬에이아이의 좌심실수축기능부전(Left Ventricular Systolic Dysfunction, LVSD)을 선별하는 심전도 분석 AI 소프트웨어 ‘AiTiALVSD’의 병원 현장 적용 예시 (사진제공=메디컬에이아이)

메디컬에이아이는 좌심실수축기능부전(Left Ventricular Systolic Dysfunction, LVSD)을 선별하는 심전도 분석 AI 소프트웨어 ‘AiTiALVSD’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달 29일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AiTiALVSD’는 환자의 심전도를 입력하면 AI 분석을 거쳐 LVSD 가능성을 점수로 알려준다.

통상 심부전 진단을 위해선 심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BNP)를 진행한다. 심초음파 검사 비용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며, 검사 비용도 7만 원대다. 혈액검사는 정확도가 낮고 채혈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며 검사 시간이 2시간 소요된다. ‘AiTiALVSD’의 경우 기존의 심전도 검사장비에 추가적인 장비가 필요 없고 의사가 새로운 의료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며 향후 검사 비용은 심전도 검사 비용에 추가돼 1만 원 정도가 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의료의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추후에는 질환 치료 이전 단계에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를 비롯한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시장은 지속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34.6% 상승한 1조8227억 원으로 집계됐다.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기업 투자액은 4951억 원으로 전년(2967억 원) 대비 약 66.8% 증가했다.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은 질병의 사후적 진단·치료에서 선제적 예방·관리로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최근 6년간(2014~2020년) 연평균 39% 성장했다. 향후(2020~2027년)에도 연평균 18.8%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한 계획을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기 수출 강국 도약’을 목표로 4일 제1차 의료기기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의료기기 산업 수출 160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5위 국가가 될 것이라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국가연구개발 비용으로 10조 원을 투자하고 현재 6개 뿐인 매출액 5000억 원 이상 의료기업 20개를 배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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