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 10곳 먼저 생존…통합 급물살, “강도높은 구조조정” 비판도

입력 2023-04-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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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방안 확정… 2026년까지 비수도권 대학 30곳 선정

▲경상도 한 대학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대학은 올해 정시 모집에서 8개 학과가 지원자 0명이었다. (연합뉴스)
▲경상도 한 대학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대학은 올해 정시 모집에서 8개 학과가 지원자 0명이었다. (연합뉴스)

지방대학들이 생존 여부가 달린 글로컬대학 사업을 따내기 위해 ‘통폐합’이라는 자발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18일 교육부는 글로컬대학30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는 6월 예비지정을 거쳐 9월 말 10곳을 최종 선정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자율적으로 과감한 혁신을 시도하는 대학 30곳에는 2026년까지 5년간 1000억 원 등 총 3조 원 등을 투입하며 지역대학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지방대는 이번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원 규모가 큰 탓에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요구하는 대학혁신 사례를 보면 대규모 구조개혁 및 정원 조정, 대학 간 통합 및 학문융합 등이 포함돼있다.

실제로, 교육부가 제시한 혁신의 예시는 ‘시도 내 대학 간 통합’, ‘무(無)학과 단일계열 선발·학생이 스스로 교육과정 설계’ 등이다. 예비지정을 위해 대학은 ‘5쪽’을 넘지 않는 혁신기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방 국공립대, 통폐합 바람…비인기학과 등 국립대 과점 우려

대학가에서는 국립 충남대와 한밭대, 부산대와 부산교대, 안동대와 경북도립대 등이 통폐합 논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에 통·폐합이 거론되는 국·공립대 중 정식으로 신청서를 낸 곳은 없다”며 “글로컬대학30 사업으로 지방대학의 자발적 통·폐합이 속도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각 대학에 요구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일명 ‘비인기’학과인 인문·사회계열 통·폐합과 국립대 과점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전국교수노조 등 7개 교수단체로 구성된 ‘공공적 고등교육정책을 요구하는 전국교수연대회의’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컬대학이라는 명목으로 전국의 대학을 한 줄로 세워 학생들이 몰리는 극소수 대학만 남기는 방식은 행정 편의주의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며 "대학의 양극화와 서열화를 더 심화시키고 지역소멸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글로컬대학이 학과 간·대학과 지역사회 간·해외와의 벽을 허물고,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정부도 과감한 규제혁신과 재정지원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5월 31일까지 예비지정 신청서를 접수하고 6월 중 15개 내외의 예비지정 대학을 발표한다. 예비지정된 대학의 혁신기획서는 교육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예비지정 대학은 지자체, 지역 산업체와 공동으로 혁신계획서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지자체를 통해 제출해야 한다. 실행계획서는 대학과 지자체, 산업체 간 역할을 제시하고 인적·물적 자원을 어떻게 연계해 활용할지도 포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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