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토크] 일반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라

입력 2023-04-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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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영 한국외국어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 에프엔에스컨설팅 미래전략연구소장

거대언어모델의 발달과 함께 일반인공지능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일반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ence, AGI)은 특수인공지능(Artificial Special Intelligence)의 상대 개념으로 강인공지능이라고도 한다. 수식어를 바꿔 인공일반지능이라고도 한다. 특수인공지능은 협소인공지능 혹은 약인공지능이라고도 한다. 특수인공지능이란 특정한 분야에서 추론을 할 수 있는 지능이다. 예를 들면 알파고, 음성인식이나 글자인식 인공지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일반인공지능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존재한다. 일반적 정의는 사람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지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다.

일반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는 1950년 앨런 튜링이 모방 게임(Imitation Game), 이른바 튜링 테스트를 제안하면서 시작한다. 논의가 본격화된 시기는 21세기부터다. 일반인공지능 국제 콘퍼런스는 2008년부터 개최되었고, 학술지는 2009년부터 발간되었다. 오픈AI는 2015년 모든 인류가 일반인공지능의 혜택을 누리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구글 엔그램(Google NGram)으로 ‘Artificial General Intellience’를 조회하면, 2009년부터 관련 논문이나 글이 급격하게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트렌드나 네이버의 데이터랩은 특정 용어의 검색 추이를 시계열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지식 소비자의 관심도 추이를 알 수 있다. 구글 엔그램은 지식 생산자의 관심 트렌드를 보여준다.

‘챗GPT’ 거대언어모델은 초기 단계

21세기 들어 거대언어모델이 관심을 끈 이유는 공상과학의 몽상이며, 과학자의 꿈에 그쳤던 것이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어느 정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은 시와 소설 등 창작, 보고서 작성, 요약, 번역, 감성 판단, 컴퓨터 코딩 등을 수행할 수 있다. 다양한 지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거대언어모델의 등장은 일반인공지능 초기 모습으로 여겨진다.

현재의 거대언어모델을 완전한 일반인공지능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람이나 동물 정도의 다양한 지적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완전히 일반인공지능이 가능한 시점에 대해서는 수십 년 내에 가능하다는 낙관에서, 20년 이후 2000년 이내라는 상징적 주장, 불가능하다는 비관까지 다양한 주장이 펼쳐져 있다. 그런데 일반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는 완전한 일반인공지능 달성 여부가 아니라, 그 경제성에 있다. 다시 말하자면 점증적이고 점진적인 일반인공지능의 성숙과 이로 인한 정치, 사회, 경제적 영향에 논의의 초점을 옮겨야 한다.

오픈AI는 일반인공지능을 ‘대부분의 작업에서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는 자율 시스템’으로 정의했다. 현실적 정의다. 거대언어모델은 대부분은 아니나 다수의 작업에서 평균적인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 오픈AI의 GPT-4는 미국 통일변호사시험에서 상위 10%를 차지했다. 구글의 Med-PaLM 2는 의료정보를 전문적으로 학습한 거대언어모델로 미국의사면허시험 유형의 시험문제 군으로 테스트한 결과 85% 이상을 맞췄다. 거대언어모델 PaLM-E를 로봇이 탑재했다면, 사람이 사용하는 말로 로봇에 일을 시킬 수 있으며 대화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거대언어모델은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에서 일부 작업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오픈AI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자의 실증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을 기준으로 19%의 노동자가 속한 직군에서, 그 직군에서 수행하는 작업의 최소 50%가 자동화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0%의 노동자가 속한 직군에서는 최소 1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는 거대언어모델 등 생성모델로 인해 전 세계 3억 개의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다고 보았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경제성장에 초점을 두어, 미국의 경우 10년간 대략 연간 1.5%포인트의 성장률을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다른 보고서는 거대언어모델의 급격한 발전으로 경제적 격차 심화와 노동력 단절의 문제를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관련 논문 검색 결과 ‘0’

네이버에서 일반인공지능에 대한 논문을 검색하면 2014년 이후 16건이 검색된다. 2022년 논문은 찾을 수 없다. 한국사회가 일반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다는 의미다. 거대언어모델과 일반인공지능은 증기기관이나 전기와 같은 범용기술이다. 산업혁명과 같은 거대한 조류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지 말고, 기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이로 인한 정치, 경제 및 사회 영향 분석 및 대응책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 한국사회가 잰걸음으로 따라잡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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