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1000만 원만 내세요"…건설사, 미분양 막기 총력

입력 2023-04-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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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유예·분양가 할인 잇따라

▲서울 강북구 '미아역 엘리프' 투시도. (자료제공=계룡건설)
▲서울 강북구 '미아역 엘리프' 투시도. (자료제공=계룡건설)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할인하고 중도금을 유예하는 등 미분양 막기에 애를 쓰고 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분양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19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인천시 동구 송림동에 공급되는 '두산위브 더센트럴'은 최근 계약금 조건을 10%에서 5%로 낮추고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중도금은 전액 대출 가능하고 중도금 이자는 후불제를 통해 잔금을 낼 때 납부하면 된다. 최소 기준으로 우선 1000만 원 정도만 있으면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두산위브 더센트럴은 지난해 7월 분양 당시 총 487가구 모집에 725명이 신청했지만 84㎡ 2개 타입을 제외하고 모두 미달됐다. 계약조건 변경 등은 이때 남은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방안이다.

오는 24일부터 분양을 시작하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은 계약금 10%, 중도금 20%, 잔금 70%가 기본 조건인데 계약금 10%와 중도금 2%만 먼저 내고 나머지 88%는 입주 때 내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대전시 동구 '대전역 e편한세상 센텀비스타'도 대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중도금 비율을 20%로 낮췄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계약금 10%와 중도금 2%만 낸 뒤 입주 때까지 연체료 없이 유예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만촌 자이르네' 계약금 1000만 원 정액제를 적용하고 분양가는 17~25% 할인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 두류동 '두류역서한포레스트'는 15% 할인과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건설사들이 중도금을 받지 않고 공사를 하기는 쉽지 않다. 금융권 등에서 공사비를 조달하거나 자기 자본을 넣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분양가 할인은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건설사들이 고육책을 쓰는 것은 현재 상황이 어렵단 의미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작년 11월 5만8000여 가구였던 미분양 주택은 2월 말 기준 7만5438가구로 늘었고 수개월 내에 10만 가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분양시장은 중도금 대출 규제와 전매제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서울 주요 지역과 단지에는 사람이 몰리고 다른 곳은 썰렁한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이 서울에서만 흥행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서울은 청약 미달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경기권은 일부 있을 것으로 보는데 지방은 반 이상 미달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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