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량 증가한다는데”…공인중개업소는 오히려 문 닫았다

입력 2023-04-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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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출금리 인하,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 거래량이 상승하고 있지만, 정작 문을 닫거나 쉬는 공인중개업소는 더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중개업소 폐·휴업 수는 통상 부동산 시장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만큼 향후 전망이 좋지 않고, 즉각적인 시장 반등도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23일 본지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이하 한공협) 의뢰해 받은 ‘개업공인중개사 개·폐·휴업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기준 폐업하거나 휴업한 공인중개업소는 총 1463곳(폐업 1340곳, 휴업 123곳)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신규 개업 수는 1341곳으로, 폐·휴업 수가 9%(122곳) 더 많았다.

특히 3월 기준으로 폐·휴업 수가 개업 수를 앞선 건 해당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15년 이래 처음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문을 연 공인중개업소가 158곳 줄었고, 문을 닫거나 쉰 곳은 924곳에서 1463곳으로 58%(539곳) 늘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전체 17개 시·도 가운데 11곳에서 폐·휴업 수가 개업 수보다 더 많았다. 3월 서울의 공인중개업소 폐·휴업 수는 총 364곳으로, 개업 수 325곳 대비 39곳 더 많았다. 같은 기간 경기 역시 폐·휴업이 403곳으로, 개업 383곳을 웃돌았다. 지방의 경우 폐·휴업 공인중개업소 수는 △부산 96곳 △대구 82곳 △경남 63곳 등 경상도에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전 51곳 △광주 43곳 △전북 43곳 △전남 26곳 △세종 21곳 △제주 20곳 순이었다.

반면 인천, 울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등 6곳에서는 새로 문을 연 공인중개업소가 더 많았다.

이는 급락이라는 표현에 가깝게 줄어든 부동산 거래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거래량이 다시금 늘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보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총 4만119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거래량 2만5761건 대비 59.9% 늘어난 수치다. 다만 전년 동월 4만3179건과 대비 되레 4.6% 감소했다. 공인중개업소 개업 수가 가장 많았던 2017년(6만3484건)과 비교하면 35.1% 급감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부동산 매수심리 역시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다. KB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올해 1~3월 매수우위지수는 17.9~21.9로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이내에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작을수록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현재는 매수 수요가 바닥에 가까운 것이다.

한공협 관계자는 “휴업 신고한 공인중개사 가운데는 정작 사무실이 팔리지 않아 폐업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사실상 폐업한 곳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조사는 향후 시장을 판가름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한다. 폐·휴업 수가 더 많다는 것은 당분간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방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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