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0일 수출 11.0% 감소…무역적자 41억 달러
수입도 11.8% 줄어…올해 무역적자 누적 265억 달러 달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처럼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 찬 바람이 불면서 시작된 수출 마이너스 행진은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달 역시 감소세가 이어지며 7개월 연속 감소가 예상된다. 무역적자 역시 14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4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3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감소했다. 2분기 시작인 이달 역시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3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월간 기준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39.3% 줄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월간 기준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석유제품(-25.3%), 무선통신기기(-25.4%) 등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승용차(58.1%), 선박(101.9%) 등은 늘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6.8% 줄었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30.5%), 일본(-18.3%) 등도 줄었다.
반면 미국(1.4%), 유럽연합(EU·13.9%)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특히 이달 1~10일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30억4500만 달러로 26억6600만 달러를 기록한 중국을 넘어서며 2003년 이후 20여 년 만에 최대수출국 지위가 바뀌는 듯 보였으나, 열흘이 지나자 대중(對中) 수출액이 대미 수출액을 웃돌았다. 1~20일 대중 수출액은 62억9700만 달러, 대미 수출액은 58억9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65억900만 달러로 11.8% 줄었다.
반도체 제조장비(47.2%), 승용차(32.5%), 기계류(25.0%) 등은 늘고 반도체(-12.9%), 정밀기기(-8.3%), 무선통신기기(-3.9%) 등은 줄었다.
3대 에너지원 중 하나인 원유(47억2400만 달러)는 전년 대비 37.2% 줄었고, 석탄 역시 11억2400만 달러로 20.2% 감소했다. 반면 가스는 19억5100만 달러로 2.5%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2.1%), EU(4.8%) 등으로부터의 수입이 늘고, 미국(-12.3%), 일본(-14.5%), 사우디아라비아(-32.9%) 등 줄었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41억3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 64억2900만 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줄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 연속 적자 행진 이어가고 있다.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는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적자가 이어진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무역적자는 265억8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8억 달러)의 절반을 훌쩍 넘는 액수다.
정부는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와 함께 에너지 효율 개선, 절약문화 정착을 통해 수출 감소와 무역 적자 상황을 더욱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어 "내달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출 현장을 직접 찾아 애로사항을 점검·해결하는 ‘원스톱 수출 119’를 가동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