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력발전소 탄소포집 시설 ‘사실상 의무화’ 추진…“204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입력 2023-04-2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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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EPA 새 온실가스 배출 제한 방안 검토
미국 내 발전소 탄소포집 장치 20곳뿐…전 세계 40개
“탄소 배출 상한 규정 시행 시 채택 늘어날 것”
야당·산업계 반발 예상…소송 불사할 수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쉐릴스포드의 화력발전소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쉐릴스포드(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쉐릴스포드의 화력발전소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쉐릴스포드(미국)/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화력발전소의 탄소포집 시설 설치를 사실상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현재 환경보호국(EPA)이 제출한 화력발전소 온실가스 배출 제한 강화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새 규제는 모든 석탄·가스 화력 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40년까지 ‘제로(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안된 규제가 시행되면 연방정부가 화력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한한 첫 번째 조치가 된다.

새로운 규정은 탄소포집 장치 사용의 의무화를 직접적으로 명시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화력발전소 탄소 배출량에 상한을 두는 방식을 채택할 방침이다. 화력발전소는 다른 기술을 사용하거나, 녹색 수소와 같은 연료를 사용함으로써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화력발전소가 새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탄소 포집 장치를 광범위하게 갖추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탄소포집 기술은 그간 비용 문제로 인해 널리 채택되지 않았다. 실제로 미국 내 3400여 개 화력발전소 가운데 탄소포집 장치를 설치한 곳은 20곳뿐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 시설을 갖춘 발전소는 40여 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탄소포집 시설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정부는 기술 발전을 위해 연구와 시연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지난해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한 기업에 대한 연방정부의 세액 공제를 종전의 이산화탄소 1톤당 85달러에서 135달러(약 18만 원)로 대폭 상향했다.

덕분에 탄소포집 시설을 채택한 곳은 느리지만,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최대 지열발전업체인 캘파인은 미국 텍사스주 디어파크에 거대한 탄소포집·격리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화력발전소는 미국 내 전력생산에서 약 60%를 담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산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미국 전체 배출량의 4분의 1 정도다.

이번 계획이 시행되면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변화 공약 이행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에는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탄소 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제안된 새 규정이 관련 산업계의 거센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또 야당인 공화당 소속의 주 법무장관들이 소송을 통해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 반대로 일부 환경단체는 탄소포집 기술에 비판적이며, 애초에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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