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는 잊어라...하루 단위로 측정 새 ‘공포지수’ 나온다

24일부터 측정기간 하루인 ‘VIX1D’ 도입
기존 30일이어서 단기 옵션 거래 반영 못해
일일 단기상품, 전체 옵션 거래 40% 넘게 차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에 월가 표지판이 보인다. 뉴욕(미국)/신화뉴시스

미국 증시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를 대체하는 새로운 지수가 출시된다. 단기 옵션 상품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투자심리를 좀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측정 기간을 30여 일에서 하루로 대폭 줄이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새로운 ‘변동성지수(VIX1D)’를 24일 도입한다고 밝혔다. CBOE는 기존 VIX를 산출하는 거래소다.

CBOE가 VIX 대신 새로운 공포지수를 내놓은 것은 그만큼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VIX는 그간 시장의 투자심리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지표로 평가받았지만,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계기로 은행 위기가 불거졌을 당시에도 이상하리만큼 큰 움직임이 없었다.

기존 VIX는 통상 23~37일 만기인 파생상품을 토대로 향후 30일간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 전망을 반영한다. 이 때문에 초단기 시장의 투자심리를 반영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들어 투자시장에서는 초단기 상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지수 옵션 중 하루짜리 만기 옵션인 이른바 ‘제로DTE(Zero-days-to-expiration·0DTE)’는 지난해 3분기 전체 옵션거래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이번 은행 위기가 불거지자 시장 참여자들이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0DTE 거래를 크게 늘리면서 기존 VIX는 투자심리 지표로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이에 공포지수에서도 1일 단위로 측정하는 새로운 지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에이미 우 실버먼 RBC캐피탈 파생상품 전략 책임자는 “시장에서는 이미 VIX는 ‘중년의 위기’를 맞았고, 더 어린(만기가 짧은) 것으로 대체될 것이란 농담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장중 변화와 더불어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