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아(孤兒) 신세 전락한 GM대우

입력 2009-04-29 16:48 수정 2009-04-2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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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GM대우를 보면 부모 잃은 고아(孤兒)가 된 듯한 생각이 든다.

GM대우의 부모라 할 수 있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부모로서의 역할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GM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레이 영은 GM대우는 산업은행과 한국 정부가 먼저 지원해야 하며, GM은 GM대우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그는 GM이 'GM대우를 포기할 수도 있다'라는 가능성까지 열어놔 업계의 충격은 컸다.

지금껏 업계에서는 GM의 소형차 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GM대우를 GM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왔었다.

GM대우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에서는 GM이 확실히 살아난다는 보장과 GM이 먼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GM대우의 지분은 GM인베스트먼트가 48.2%, GM 계열사 및 관계사를 포함하면 72%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은 28%다.

지분 관계로 보면 GM대우에 부모 역할을 해야 할 주체는 GM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레이 영의 발언은 적절치 못했다는 판단이다.

아무리 부모가 자식을 부양할 능력이 안된다 하더라도, 그 책임을 당당하게 남에게 요구하고 떠넘긴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런 가운데서도 인천 부평 을 재보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한 표라도 얻기 위해 GM대우를 살리겠노라고 큰 소리를 쳤다. 어느새 GM대우의 본질은 가려진채 정치적 도구로 이용된 것이다.

비록 GM의 현 상황이 자식을 돌볼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할지라도, 마지막까지 부모로서의 도리와 책임은 다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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