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의원, 생활동반자법 대표 발의..."인구위기 대응 마중물될 것"

입력 2023-04-2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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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의미와 형태 빠르게 변화...모든 가족 보호하고 지원해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안' 발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의안과에 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용혜인 의원 제공)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안' 발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의안과에 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용혜인 의원 제공)

“혼인 이외의 가족 구성과 출산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마주한 저출산·인구위기를 대응하는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별과 무관하게 비혼 가족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생활동반자법)을 대표 발의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용 의원은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의미와 형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제는 친밀함과 돌봄을 실천함으로써 이루는 모든 가족을 국가가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 출산율이 높은 선진국들은 이미 다양한 가족을 법 제도로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활동반자 관계란 성년이 된 두 사람이 상호 합의에 따라 생활을 공유하며 돌보고 부양하는 관계를 말한다. 법률혼과 생활동반자 관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대방의 가족과 인척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라는 점이다.

생활동반자법이 규정하는 생활동반자는 동거 및 부양·협조의 의무가 생기며, 일상가사대리권, 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 친양자 입양 및 공동입양 등 혼인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된다.

용 의원은 “배우자와 사별하고 마음 맞는 이와 여생을 외롭지 않게 살고자 하는 노인 가족, 서로를 돌보고 챙기며 살아가고픈 친구 가족,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과 혈연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살고픈 비혼·사실혼까지 모두가 우리 이웃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로운 가족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또 “생계와 돌봄을 함께하는 가족임에도 혈연과 혼인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응급상황에서 동반자의 수술 동의서에 대신 서명할 수도 없고, 당장 함께 살 집을 구하거나 공동으로 대출을 받을 수도 없으며, 여생을 서로 돌보며 함께한 이의 상주로서 장례를 치를 수도 없다”며 법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법안 부칙에는 민법을 비롯한 25개의 가족 관련 법 개정 내용이 담겼다. 새로운 가족 유형인 생활동반자 관계가 현실에서 수많은 제도적 문제들을 마주할 때, 이들을 기존 가족관계와 동등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다.

생활동반자 당사자는 소득세법상 인적공제를 받을 수 있고, 국민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자격을 받을 수 있다. 출산하거나 아플 때는 배우자 출산휴가와 가족돌봄휴가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생활동반자의 의료결정도 할 수 있으며, 생활동반자 상대자가 사망했을 때 생활동반자는 연고자에 포함된다.

용 의원은 “생활동반자는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결혼을 준비하는 연인이 될 수도 있고, 이혼과 사별 후에 여생을 함께 보낼 사람일 수도 있다”며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가족을 꾸릴 때, 국가에 의해 가족생활을 보장받고, 각종 사회제도의 혜택과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우리 국민은 더욱 자율적이고 적극적으로 가족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동반자법은 2014년 진선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의원이 발의를 추진했지만 보수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법안 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22년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서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65.2%로 집계됐다. 2021년 여성가족부가 발간한 ‘가족 다양성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는 ‘혼인·혈연 관계가 아니더라도 함께 거주·생계를 공유하는 관계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문항에 동의한 비율이 61.7%를 차지했다.

용 의원은 “국회에 처음으로 ‘생활동반자법’이 등장한 지 어느덧 9년이 흘렀다”며 “이제는 모든 국민의 ‘외롭지 않을 권리’, ‘누구든 원하는 사람과 가족을 이룰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회가 큰 걸음을 떼어 나아갈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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