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고금리에 청년 이자 부담 가중…장기 분할상환 대출 전환 필요”

입력 2023-04-26 12:00 수정 2023-04-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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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중장년층보다 주거 대출 중심으로 부채 증가
빚 상환 부담, 소비 위축으로...정책적 노력 주문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코로나19 위기 기간 동안 대출을 급격히 늘렸던 청년층(20~39세)의 부채상환 부담이 크게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는 청년층의 소비 위축을 심화할 수 있는 만큼 청년 차주에게 기존 채무를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기회를 확대하는 등 합리적인 수준에서 부채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일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던 2020~2021년에 청년층은 중장년층에 비해 대출을 큰 폭으로 확대됐다"며 "작년부터 금리가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금리 시기에 청년층은 중장년층에 비해 전월세 보증금 등 주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전후 청년층의 총대출 중 주거 관련 대출 비중은 약 82.4~85.0%인 반면, 중장년층의 총대출 중 주거 관련 대출 비중은 약 63.6~73.1%로 나타났다.

주택구입여력이 부족한 청년층의 전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약 30.0%로 중장년층(5.6%)에 비해 24.4%포인트(p) 높다.

청년층의 부채가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2020년 초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소득기준 대출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021년 2분기를 기점으로 빠르게 상승하는 등 중장년층에 비해 부채상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특히 최근 고금리 지속으로 취약차주 위주로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어, 청년층의 연체율이 중장년층에 비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KDI는 "이에 따라 순자산이 부족하고 추가 대출 여력도 부족한 청년층은 소비를 큰 폭으로 줄이는 등 중장년층에 비해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KDI 자체 분석(2018년 1월~2022년 12월)에 따르면 기준금리 1%포인트(p) 인상 시 20대의 소비 감소폭은 약 29만9000원(1.3%)으로 60대의 3만6000원(0.2%)에 비해 8.4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가 고령층에 비해 크고, 자산 처분이나 추가 차입을 통해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층 내 부채 상위 50%의 소비 감소폭(26만4000원)은 부채가 없는 경우(2만4000원)의 소비 감소폭의 약 11배에 달한다.

부채보유 상위 50% 청년 중 저신용층(신용점수 700점 이하)의 경우 기준금리 1%p 인상으로 연간 소비가 무려 53만9000원 줄었다.

KDI는 "청년층 차주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부채를 보유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생애주기 관점에서 청년층의 경우 향후 소득이 점차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현재 소득과 함께 미래 소득도 DSR 등의 대출 규제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또한 한계상황에 직면한 청년 차주에게 기존 채무를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기회를 확대해 단기 상환부담을 경감하고 장기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도록 보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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