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관치가 낫다" 官 출신 영입하는 보험업계

입력 2023-04-26 18:00 수정 2023-04-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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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출신 보험사 이동 잇따라
규제완화 등 신사업 진출 도움 기대

금융당국 인사들이 보험사 임원으로 줄줄이 자리를 옮기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금융권에 관치논란이 재점화되며 금융사들의 관출신 인사 영입 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민간 출신의 활약이 보험업계 기대에 못미쳤고,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승진길이 막힌 것과 맞아 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26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 금융위원회 A 과장은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를 거쳐 삼성생명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A 과장은 보험 관련 업무와 겹치지 않아 취업 심사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출신의 보험사 이동은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 선욱 전 금융위 행정인사과장을 전무 직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실장으로 선임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말 권기순 전 금융위 행정전문관이 장기상품개발 파트 임원으로 복귀했다. 권 전 전문관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삼성화재에서 근무한 바 있다.

KB손해보험도 새 감사총괄 자리에 이종환 전 금융감독원 부국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국장은 생보분쟁조정팀 선임검사역, 공보실 수석조사역, 보험감독국 건전경영팀장, 강원지원장 등을 거쳤다.

금융당국 인사들의 민간기업 이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이유는 일찌감치 민간에서 길을 찾으려는 금융당국 인사들과 당국과의 소통이 중요해진 보험업계의 니즈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문성을 가진 고위급 관료가 관출신 인사들을 통해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소통을 추진하고 규제 완화 등 신사업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보험업권에 플랫폼 업체의 자회사와 제판분리로 인한 GA(법인보험 대리점)설립 등 신규 법인이 많아져 자리가 많아진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보험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가 와서 업계 숙원사업 해결해 주는 것이 업계가 바라는 것”이라며 “공공의료데이터, 요양산업, 보험사기, 실손청구 간소화 등 보험업계의 숙원사업은 여전히 진척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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