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국내은행의 순익이 급감한 가운데 흑자를 간신히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3000억원보다 74.9%나 급감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8개 은행의 실적을 합산한 결과로 보면 적자를 간신히 면한 셈이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1.9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7%p나 줄어들면서 이자이익이 4000억원 감소한 7조8000억원에 그쳤다.
순이자마진은 2007년 2.44%에서 지난해에는 2.31%까지 낮아졌으며 급기야 올해는 2.0% 이하로 급감했다.
이는 올 들어 금리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대출금리에 비해 정기예금 등 자금조달 금리 조정이 늦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여신 증가로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도 수익성 악화의 주 요인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은행들이 쌓은 충당금은 4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6000억원)보다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원화대출 연체율이 크게 상승한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실제로 2007년 말 0.74%에 불과했던 연체율은 지난해 말 1.08%로 올라섰고 올 1분기 말에는 1.46%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다만 수수료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 등으로 비이자이익은 2조원을 기록해 전년동기(1조9000억원) 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들어 은행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나빠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초 시장에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악화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기업 수출이 악화되면서 은행의 부실로 이어졌고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는 금리하락으로 순이자마진이 매우 악화된 상황이나 자금조달 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향후에는 은행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금감원은 은행의 잠재 위험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부실발생을 억제하는 한편, 신속한 부실채권 정리를 지도하고 경비절감 및 생산성 증대 등 경영효율화를 통한 내실경영을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