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대우조선 ‘한국형 록히드마틴’ 탄생…‘기초체력회복·인력난’ 과제

입력 2023-04-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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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한화-대우조선 결합 조건부 승인
대우조선 30년 노하우로 신시장 진출
“경쟁력 되찾기 위해 인력 충원 필요”
“조선업 활기를 되찾을 것” 긍정 평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 결합 마지막 관문이었던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서 ‘한화오션’이 본격 출범한다. 대우조선은 한화라는 ‘든든한 기둥’이 생긴 만큼 '조선사 빅3' 구도에서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갖출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두 기업의 기업 결합 안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한화와 대우조선은 향후 3년간 경쟁사 차별 및 영업비밀 유출 금지 의무를 준수하고 이행 상황을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이번 심사는 지난해 12월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후 5개월 안에 마무리됐다. 공정위 역대 심사 안건 가운데 빠른 결정 중 하나로 꼽힌다.

한화는 대우조선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간 협의를 거친 후 다음 달 3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과 사명 등 임시 주주총회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어 19일 임시 주총에서 새 경영진 선임과 사명 변경을 확정한다. 이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 6곳이 2조 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면 사실상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다.

대우조선 인수 작업이 끝나면 한화는 기존 우주·지상 방산 사업에서 해양 사업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한화는 방산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만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대우조선은 군함, 잠수함 등 군용 특수선 분야에서 3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한화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을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을 개발하거나 잠수함에 적용 중인 한화의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는 등 신시장도 진출한다.

(사진제공=한화)
(사진제공=한화)

다만 힘 빠진 대우조선의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선 대규모 자금 투입 등 여러 과제가 남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방산 분야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강점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방산 시장 자체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게 국내 시장인데, 국내 방산 시장은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서 군함을 발주할지 말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폭발적 매출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선처럼 계속 수주가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정부가 이제 중장기적인 국방 계획에 따라서 발주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외시장을 통해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조선업 경험이 없기 때문에 대우조선을 재정비하는 데에만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종 업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임금 개편을 약속한 바 있어 인건비 지출로 인해 단기간 수익을 내기엔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이 제조업 중 가장 힘든 산업이고, 외부 환경에 따라 좌우되는 산업”이라며 “어떻게 보수적인 선사들의 마음을 돌려야 할지 등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화가 임금을 더 올려준다 했고 동종업계 최고 수준까지 맞춰준다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당장 노조에서도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협의가 되지 않았을 경우 비판적으로 돌아설 우려도 있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업 결합으로 조선산업이 활기를 되찾는 데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조선 업계 간 인력쟁탈전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조선업은 그동안 인력 이탈이 많았던 직종이었는데, 처우가 달라지면서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제한된 인력풀 안에서 연구원이나 생산직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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