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동연구·협의체 신설 약속했지만...성과는 ‘물음표’

입력 2023-04-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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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NSTC 참여 길 열려
정치권 및 학계 “우려 반, 기대 반”
오히려 한국 행동 반경 좁힐 수도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정상회담에서 경제 분야는 안보만큼이나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이 한국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양국은 반도체, 배터리 등에 관한 공동연구와 첨단산업·과학기술을 이끌 청년 교류 등에 합의하면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정치권과 학계가 바라보는 평가는 ‘물음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도체, 배터리 등 양국의 협력이 활발한 분야에 대해 공동연구 등에 나서는 내용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양국은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출범시켜 매년 한국과 미국서 번갈아 가며 개최하기로 했다.

반도체의 경우 한미정상회담 전 공개된 국내 기업들의 국가반도체기술센터(NSTC)으로의 참여가 가능해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미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공개한 ‘NSTC 비전과 전략’ 문건에서 “(미국 기업이 아닌) 국제 기업과 연구기관의 경우, 법이 제한한 범위에서 NSTC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NSTC를 통해 동맹국 중심으로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윤 대통령 방미 전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과 관련한 추가 진전사항은 없었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활동에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방미 이틀 만에 59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경제적 성과도 알려지고 있다”며 “피로 맺은 동맹으로 시작해서 안보와 제조 중심의 협력에서 나아가 이제는 첨단기술과 문화, 각종 정보의 수집과 공유 분석에 이르기까지 바야흐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맺어나가는 커다란 외교 성과를 거두었다”고 칭송했다.

국민의힘 반도체특위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아직까지는 우려 반, 기대 반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누가 봐도 지금은 미국이 중국보다 기술력이 앞선다. 기술패권 경쟁을 하는 지금 대한민국이 공동 협력에 참여하는 것은 롱텀(장기간)으로 봤을 때 아주 잘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소속 위원은 “과거에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세마텍(Sematech)에 가서 같이 연구를 하곤 했다. 선택은 기업이 하는 건데, 미국이 문호를 개방해 원천기술을 공유해주면 좋다”면서도 “미국이 한국 기업을 위해서 투자를 해줄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NSTC에 참여할 경우, 초미세공정이나 메모리 기술 등 국내 우수 기술을 미국에 어쩔 수 없이 공유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기업인 인텔의 경우, 삼성전자가 많은 지분을 안고 있는 파운드리 분야로까지 사업 반경을 넓히겠다고 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거래 관계가 아니라고 하는데, 오히려 우리의 행동반경을 좁히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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