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밀리면 산다..유동성의 힘

입력 2009-04-3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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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코스피시장이 모처럼의 쌍끌이 매수 지원을 등에 업고 나흘만에 급반등, 전일 낙폭을 거의 만회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8일)는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큰폭 개선된데 힘입어 반등세를 타기도 했으나 돼지 인플루엔자(SI) 환자 증가 소식과 자본 확충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진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유동성 불안감에 발목이 잡히며 장 막판 약보합세로 반전했다.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1310선에서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되밀리기도 했으나, 오랜만에 기관이 매수우위로 돌아서고 나스닥선물이 강세를 보이자 점차 상승폭을 늘려나갔다.

장 막판까지 상승폭을 확대한 지수는 전일대비 38.18p(2.94%) 오른 1338.42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하루만에 1466억원 순매수로 반전했고, 기관은 1376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18거래일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KSP200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5634계약 매수우위를 보인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1864억원) 위주로 1801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SI 확산 위기감이 희석되면서 주변 아시아 증시들이 대부분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중국 철도공사의 실적 호재와 유동성 랠리 기대로 2.78% 급등한 것을 비롯해 항셍지수(2.76%), 가권지수(0.31%), 싱가포르지수(2.28%) 등이 SI 악재를 딛고 일제히 반등했다. 일본 증시는 '쇼와의날'을 맞아 이날 휴장했다.

증시가 급등하자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6.10원 급락, 1340.70원으로 마감했다.

금융·줄기세포·하이브리드카株↑, SI 관련株 널뛰기

SI 수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의약품(-0.02%) 업종을 제외하고는 전업종이 오른 가운데, 증권(5.05%), 전기가스(4.82%), 의료정밀(4.71%), 은행(4.20%), 보험(3.54%), 음식료품(3.27%), 운수장비(3.16%), 전기전자(2.82%) 등의 상승폭이 컸다.

기관과 외국인이 간만에 손을 잡아 대형주들이 힘을 받게되면서 시가총액 상위 40개 종목중 SK에너지와 대한통운(보합)를 제외한 모든 종목들이 올랐다.

삼성전자(1.91%)가 나흘만에 오른 것을 비롯해 POSCO(2.37%), 한국전력(5.38%), 현대중공업(2.99%), SK텔레콤(0.27%), LG전자(4.00%), 현대차(2.82%), LG디스플레이(1.61%) 등 주요 시총 상위주들이 강세를 나타냈고, 2분기 실적전망이 밝은 LG화학(8.98%)과 삼성SDI(8.30%)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일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자본금 부족 소식으로 움찔했던 금융주들이 美 증시의 안정적인 흐름에 안도하며 동반 급등했다.

골든브릿지증권이 13.88% 치솟은 것을 비롯해 KTB투자증권(11.36%), 현대증권(7.78%), 대우증권(7.65%), 코리안리(7.48%), 현대해상(6.99%), 우리금융(6.26%), KB금융(5.79%), 신한지주(5.00%) 등 주요 은행, 증권, 보험주들이 줄줄이 급등했다.

돼지 인플루엔자(SI) 확산에도 불구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자 수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상당수의 SI 테마주들이 급락하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능력을 보유한 녹십자가 9.78% 급락세로 돌아선 것을 비롯해 유한양행(-1.29%), 마니커(-11.06%), 하림(-6.98%), 동우(-3.80%), 사조산업(-10.57%), 한성기업(-6.40%), 에스텍파마(하한가), 대성미생물(-11.81%) 등 대체식품/방역/백신주들이 대거 급락했다.

반면 중앙백신, 중앙바이오텍, 제일바이오(이상 상한가), 오양수산(7.62%), 신라교역(7.72%) 등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바이오주로 분류되는 SI 테마주들은 투자심리가 장중 크게 흔들렸으나 줄기세포 연구계획 승인 소식이 매수세를 다시 자극해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과학위원회는 차병원이 신청한 줄기세포 연구계획을 4가지 조건을 걸어 승인했다.

사실상의 승인 소식에 에스티큐브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차병원그룹 계열사로서 상장기업중 유일한 배아줄기세포연구업체인 차바이오앤(12.88%)을 비롯해 제이콤(8.07%), 산성피앤씨(7.05%), 메디포스트(7.82%) 등의 줄기세포 테마주들이 초강세를 기록했다.

오는 7월부터 친환경 하이브리드차를 최대 330만원까지 싸게 살 수 있게 된다는 소식에 삼화전기 삼화전자 삼화콘덴서(이상 상한가), 세방전지(9.26%), 넥스콘데크(7.94%), 동양이엔피(6.45%) 등의 하이브리드카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한편 자동차에 LED 전조등을 달 수 있게 관련법안이 개정된다는 소식에 대진디엠피(상한가), 오디텍(14.25%), 케이엠더블유(14.02%), 금호전기(8.24%), 서울반도체(7.85%), LG이노텍(7.39%), 세코닉스(9.92%), 네패스신소재(7.81%) 등의 LED 관련주들이 무더기 강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제반 악재들 흡수

"위험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데서 온다"는 워렌버핏의 말을 연상케하듯 美증시는 이미 노출된 SI 등의 악재들에 의연하게 반응했다.

씨티그룹, BoA 등 대형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불확실성에다 SI 확산 우려가 겹쳤음에도 불구, 28일 뉴욕증시는 악재들에 내성(?)을 보이며 비관 심리를 잠재웠다.

이미 세계 각국이 돼지 인플루엔자에 대한 방역과 의심환자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경제나 증시에 미치는 SI의 영향력이 우려만큼 크지 않고 단기 악재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컨퍼런스보드의 4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뜻밖에 크게 개선됐다.

향후 6개월동안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지수는 49.5로 급상승, 지난해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경기침체 우려 완화에 기여했다.

2월 주택가격지수는 아쉽게도 큰폭 떨어지며 경기침체를 야기한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주택가격지수의 낙폭이 주춤했다는 소식에 주택관련주들은 되레 급등했다.

금융시장 불안감을 조성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주목을 받았던 미국 주요 언론들의 'BoA, 씨티그룹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보도는 대규모 증자로 주당가치 희석화가 불가피해진 BoA(-8.63%)와 씨티그룹(-5.86%)의 주가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그 충격이 제한됐다.

전일 아시아 증시가 스트레스 테스트 관련 외신 보도에 크게 흔들렸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유동성의 힘

스트레스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할 것으로 낙관했던 두 은행 경영진의 전망이 빗나갔고, 호실적을 발표했던 두 은행의 회계 신뢰성에도 흠집이 생겼지만 시장참여자들은 두 초대형 은행의 부실과 유동성 부족에 더 이상 놀라지 않는 눈치다.

물론 이날 하루 미국증시의 견조함을 두고 유동성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초대형 은행들의 숨겨진 부실이 도대체 얼마나 되고, 또 얼마나 자금수혈을 받아야 유동성 부족 문제에서 진정 자유로워지는지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전일 말씀드린대로 SI 문제보다 은행들의 재무불확실성 문제에 시장참여자들은 훨씬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가 견조한 것은 투자자들의 심리가 그만큼 건재하고, '밀리면 산다'라는 마인드의 저가권 대기 매수세가 적지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증시에 유입된 유동성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얘기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제품수요 증가 자체보다는 환율효과와 마케팅 비용 절감 등에 기인했고, 전년대비 절대 실적 개선이 아니라 (눈높이를 충분히 낮춘) 예상실적대비 호전이기 때문에 펀더멘탈의 개선으로 보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요컨대 글로벌 증시는 예상보다 강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증시의 경우 아직 기술적 반등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기존의 상승기조를 확장해 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힘을 빌렸다해도 수급의 발목을 잡던 기관이 매수우위로 돌아섬에 따라 환매자금 마련용 셀링은 정점을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증시에 비해 급하게 올랐던 국내증시만 요란한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을뿐, 뉴욕증시는 차분히 수렴형 기간조정을 거치며 에너지를 비축하고 방향성을 탐색하는 중이다.

다우존스지수는 완만하게 하향하는 120일선 저항을 받고 있지만 하락도 제한되면서 수렴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다. 구름층을 돌파 후 지지대로 활용하고 있는 중이라, 8천선 위에서 하방경직성만 유지해준다면 레벨업을 기대해 볼 수도 있는 모습이다.

때문에 박스권 밴드 안에 놓여있는 지수에 대한 무리한 전망보다는 짧은 조정 이후 어느 업종/종목이 빠르게 오를 것이냐에 관심을 두는 전략이 실리에 가깝다.

2분기 실적 개선 컨센서스가 형성된 IT, 자동차 등 소비재 섹터에 대한 중장기적 관심이 여전히 유효하다.

[ 자료제공 : ‘국내 최대 전문가Pool’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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