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줬다 뺏기? ‘적자 늪’ 한전, 전 직원 10만 원 상품권 회수

입력 2023-04-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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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에서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10만 원 상품권을 지급했다가 도로 회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매년 근로자의 날에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해 왔던 한전은 지난해에만 32조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 자력 구제 방안을 마련하는 상황을 고려해 이를 다시 회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한전의 한 직원이 노동절을 맞아 직원들에게 10만 원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했지만, 지급 당일 오후 갑자기 이를 회수하겠다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직원 A 씨는 “28일 지급할 예정이었던 근로자의 날 기념일 지원비(온누리상품권 10만 원)는 지급 중지하기로 본사방침이 정해졌다며 배부한 상품권을 다시 회수하고자 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고 적었다.

그간 한전은 매년 근로자의 날을 맞아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해왔고 올해도 예년처럼 지급을 추진했다. 하지만 한전은 지난해 32조7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올해도 1분기에만 5조 원의 손실을 본데다 전기료 인상과 자구안 마련 등의 이슈가 있는 상황 속에서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회수하기로 했다.

한전은 21일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인건비 감축과 조직, 인력 혁신 방안이 포함된 추가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 발표하겠다”며 자구안을 예고했다. 그러나 상품권을 지급했다가 회수한 것은 불필요한 혼선만 자초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A 씨는 “이미 부모님께 보내드린 상품권을 그냥 현금으로 10만 원 내겠다고 해도 다시 가려오라고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26일 배포 예정이던 상품권을 일부 부서에서 일찍 나눠주어서 생긴 일이라며 ‘줬다 뺏기’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때 취임한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에게 전기요금을 올려달라고 하기 전에 최소한 염치 있는 수준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여러 차례 주문했음에도 뚜렷하게 제시된 게 없다. (정 사장은)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전이 근로자의 날 지원비로 직원들에게 10만 원 상품권을 줬다 빼앗아서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직원들의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 감사 은폐 의혹에 대한 반성은커녕 안이하기 짝이 없다. 한가한 ‘코끼리 비스킷’ 놀이나 하고 있다”며 “이런 위기를 극복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6월 취임한 정 사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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