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사건’ 강대강 대결…이정근 “검사 고소” vs 檢 연일 강제수사

입력 2023-05-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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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을 빌미로 억대 금품을 수수한 의혹 등을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던 중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청탁을 빌미로 억대 금품을 수수한 의혹 등을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던 중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검찰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 검찰이 사건의 주요 증거물인 ‘녹음파일’을 외부에 유출했다며 수사팀 검사 등을 고소한 것이다. 한편, 검찰은 수사 종착지인 송영길 전 대표를 사건 ‘공범’으로 적시하며 관계자들에 대해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전 부총장을 대리하는 정철승 법무법인 더펌 변호사는 1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소속 성명 불상 검사와 JTBC 기자, 보도국장 등 13명을 상대로 공무상비밀누설죄와 개인정보법위반으로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JTBC는 지난달 12일부터 이 전 부총장과 사건 관계자들과의 전화통화 내역을 방송에 공개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전 부총장이 검찰과 플리바기닝, 즉 사법거래를 하고 조사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고 녹취록을 의도적으로 외부에 유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맨 오른쪽)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더펌 건물에서 해당 내용이 담긴 이 전 사무부총장 녹취록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맨 오른쪽)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더펌 건물에서 해당 내용이 담긴 이 전 사무부총장 녹취록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 변호사는 이에 대해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이 전 부총장은 자신 관련 수사에서 검찰과 플리바기닝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검찰이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전화통화 녹취 파일은 3만 건에 이른다. 1건의 통화가 3분이라고 가정했을 때 3만 건의 통화는 62일에 달하는 양인데 이 방대한 내용을 언론사가 입수해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정 변호사는 주장했다. 오히려 검찰이 녹취록을 외부로 유출해 피의사실을 공표했다고 의심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달 12일 검찰이 이상만‧윤관석 민주당 의원을 압수수색을 하며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수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같은 날 JTBC는 녹취록을 보도했다”며 “JTBC가 3만 건의 녹취파일을 미리 입수해서 분류작업을 다 해놓고 기다리다가 검찰 수사 시작에 맞춰 방송에 공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른 변호사들이 유출했을 가능성’에 대해 정 변호사는 “이 전 부총장의 녹음파일은 그간 많은 변호사들의 손을 거쳐 왔고 그를 도운 주변인들도 녹취록을 갖고 있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한 방법으로 방송사에 유출됐다고 할지라도 그 방대한 양에서 그 녹취록만 찾아내서 방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번 돈 봉투 사건은 이 전 부총장 휴대전화 속 녹취파일에서 시작됐다. 이 전 부총장이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금품(알선수재 혐의)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섰는데, 당시 압수된 이 전 부총장 휴대전화 녹취록에서 ‘봉투 전달’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수사팀은 이를 단초로 수사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정 전 변호사는 “사건과 관련된 정보만 압수하겠다고 압수수색 영장에 제한해둬야 하는데 이처럼 포괄적 압수수색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월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월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부총장 측의 공세에도 검찰은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송 전 대표의 경선 캠프 지역 본부장 등 캠프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팀은 이틀 전에도 송 전 대표의 주거지와 그가 설립한 ‘먹고사는문제연구소’ 사무실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해당 연구소는 송 전 대표의 외곽조직으로 돈 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된 이 전 부총장 등이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건의 피의자를 최소 10명으로 보고 있으며, 송 전 대표는 ‘공범’으로 적시됐다.

검찰의 압박 수위가 거세지자 송 전 대표 측은 자진 출두 의사를 밝혔다. 송 전 대표 측 변호인 선종문 변호사는 송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다만, 이날 검찰 수사는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 측은 수사팀 일정상 송 전 대표에 대한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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